천주교인권위 고발 사건 배당…변협 “국보법 12조, 증거인멸보다 가중처벌”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서울시 간첩 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결국 ‘수사 카드’를 꺼냈다. 검찰은 천주교인권위원회가 지난달 26일 검사와 국정원 직원 등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진상조사팀에 배당했다고 5일 밝혔다.


◆검사·국정원 직원, 국보법 혐의 받는 까닭= 흥미로운 대목은 천주교인권위가 검사와 국정원 직원을 국보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는 점이다.

국보법 제12조(무고·날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국보법 죄에 대해 무고 또는 위증하거나 증거를 날조·인멸·은닉한 자는 엄중하게 처벌받도록 하고 있다.


천주교인권위는 재판부에 제출한 중국 공문서 논란과는 별도로 1심에서 논란이 됐던 유우성씨 관련 사진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유씨가 2010년 1월21일, 23일쯤 북한에서 찍은 사진이라면서 증거로 제출했지만 검증 결과 중국 옌지 시에서 찍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얘기다.


유씨 노트북에는 1월22일과 23일 옌지 시에서 찍은 다른 사진이 있었는데 검찰이 유씨에게 유리한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왜 수사전환을 주저했을까= 사건 초기부터 검찰이 일관되게 주장한 내용은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점이다. 위조가 맞는지 아닌지 단정하지 말고 조사해봐야 한다는 얘기다.


검찰은 중국의 외교적인 협조를 위해서도 수사보다는 조사가 유리하다는 논리도 내세웠다.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면서 검찰이 원하는 협조를 구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얘기다.


검찰 관계자는 천주교인권위 고발 사건 배당에 대해 “본격 수사 착수라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사와 조사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형사소송법 규정에 있는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 의혹의 실체 다가설까= 검찰은 그동안 중국 정부와 국정원, 외교부 등에 협조를 구하는 형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이 풀어야 할 과제는 증거조작의 실체가 우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DFC)는 이미 검찰과 변호인 측이 제출한 중국 공문서 관인이 다르다는 감정 결과를 내놓았다.


중국 대사관은 검찰이 제출한 공문서가 위조됐다는 것을 이미 밝혔는데, 이러한 의혹에 무게가 실린 감정 결과이다. 의혹의 핵심인 이모 영사는 물론이고 그에게 공문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족 역할 등도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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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수사과정에 민감한 부분이 개입돼 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절차, 방법을 시도했을 때 상대방이 거부하거나 이뤄지지 않았을 때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변호사협회는 성명을 통해 “국가보안법 제12조는 일반 공문서 위조나 증거 인멸보다 훨씬 가중 처벌하고 있다. 직접 수사를 맡은 국정원뿐만 아니라 수사지휘와 공소유지 책임이 있는 검찰도 법적·윤리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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