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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동반추락 비명…사라지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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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반토막·금융 혼란으로 '프래즐 5' 수모…고질적 병폐가 근본 원인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장기화하면서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시대가 끝났다는 주장이 속속 고개 들고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최근 브릭스의 부진이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브릭스라는 단어는 2001년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글로벌 경제 리서치 부문 대표로 있던 짐 오닐이 처음 만들었다. 당시 미국은 9·11테러로 충격에 빠져 있었다. 유로화 도입을 앞두고 유럽 경제도 좋지 않았다. 오닐이 보기에 브릭스는 가장 유망한 미래 투자처였다.

오닐의 예상은 적중했다. 2000년대는 그야말로 브릭스의 시대였다. 브릭스(남아공 제외)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5조달러(약 1경6000조원)를 기록했다. 2001년 대비 5배로 증가한 것이다. 세계에 금융위기가 닥칠 때마다 브릭스는 글로벌 경제의 구원 투수역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과 인도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각각 8%, 5%에 못 미쳤다. 전성기에서 반토막이 난 것이다. 브라질도 지난해 2.6%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브라질·남아공은 터키·인도네시아와 함께 금융시장 취약성이 가장 큰 '프래즐 5(Fragile Five)'로 묶이는 수모까지 겪게 됐다. 지난해 여름 '버냉키 쇼크'로 충격을 입은 이들 국가의 올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증시 급락, 통화 폭락, 물가 상승의 트리플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에서 자국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가 과장됐다"며 "단기적 시각이 아닌 중장기적 시각으로 브라질 경제를 봐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국제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최근 "더딘 경제개혁과 불확실한 정치환경으로 투자자들이 브라질에서 떠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브라질과 인도에서 고속성장으로 폭증한 중산층은 이제 정부에 더 공정하게 파이를 나누자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 나라의 국민은 사회에 만연한 부패 척결과 '좋은 지배구조'를 정부의 최대 과제로 꼽고 있다.

부정부패와 성폭력의 나라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인도에서도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는 5월 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 인도국민당 총리 후보인 나렌드라 모디 구자라트 주지사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도 새로운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강도 높게 추진 중인 경제개혁이 성공하려면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공산당 집권 체제부터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의 개혁이 반쪽짜리에 그친 것도 '중국식 자본주의'를 포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브릭스가 겪고 있는 금융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그러나 브릭스에 경제위기를 몰고 온 근본 원인은 부패와 정치불안, 족벌주의, 삶의 질 악화 같은 고질적 병폐라는 게 슈피겔의 판단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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