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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는 '新카더라통신'…괴담, 대체 누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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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발달로 인터넷·sns타고 급속히 확산...불확실·불안한 사회가 근본적 원인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바야흐로 '괴담'의 전성시대다. 큰 이슈에서부터 일상 생활의 작은 이슈에까지 각종 루머·괴담 등이 난무하고 있다. 철도·의료 민영화, 광우병 등 괴담이라기보다는 상당한 의심을 살 만한 사안에서부터 전혀 근거가 없는 '소문'이 사실로 둔갑한 경우까지 그 내용이 다양하다. 이렇게 많은 사회적 이슈들이 괴담으로 유포되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불투명하고 부정확한 논의구조의 취약성에 인터넷·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고속 유통매체의 위력이 겹쳐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진단하고 있다. 결국 적극적인 사회적 '소통' 활성화가 루머·괴담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각종 루머·괴담들은 예전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루머·괴담의 속성상 네트워크망의 속도·범위가 확산될 수록 영향력이 크고 강할 수 밖에 없는데,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보급된 SNS·온라인 커뮤니티 등이 그 몫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1990년대 후반 전세계를 뒤흔들면서 엄청난 비용을 지출해야 했던 2000 Y2K 밀레니엄버그 괴담에서부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확산되고 있는 일본발 방사능 괴담 등 크고 작은 괴담들이 끊임없이 생산·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이른바 '철도 민영화 괴담', '의료 민영화 괴담' 등이 우리 사회를 흔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는 최근 검찰 수사 소식을 통해 확산된 연예인 매매춘 소문을 비롯해 일상 생활 속에서의 작은 이슈에서조차도 괴담·루머가 넘쳐난다. 최근 대구 일대에서 퍼졌던 '서문시장 핫팩 괴담', 중국인 인육캡슐 괴담, 울산 복합쇼핑몰 붕괴 괴담, 중국인 장기 밀매조직 집단 입국 및 택시 이용 여성 납치 괴담, 연신내역 괴담('서울 연신내역 버스 정류소 쪽에서 젊은 남성이 내 동생의 손목을 커터칼로 긋고 달아났다'는 내용) 등 인터넷·SNS를 통해 수시로 각종 괴담·루머들이 유포되고 있다.

이처럼 현대 사회에서 퍼지고 있는 루머·괴담은 옛날의 '소문'과는 다르게 빠른 유포 속도와 현실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사회 문제화되고 있다. 최근 '찌라시' 등에 의해 유포된 연예인 매매춘 소문으로 해당 여성 연예인들이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진위가 불분명한 루머·괴담들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의 심리적 속성에 힘입어 '진실'로 둔갑해 결국 현실 속에서 문제를 야기하게 된 것이다. 또 철도·의료민영화 같은 사회 이슈의 경우 정확한 사실 관계 파악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대규모 파업·교통대란 등 소모적인 사회적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루머·괴담 등은 원래 불안한 현실과 불투명한 미래 등이 인간의 심리에 반영돼 나타나는 현상으로 어찌보면 인간의 자연스러운 심리적 방어기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괴담들은 사회적 현실이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진위를 따져 거짓이나 허무맹랑한 일로 몰아붙이기보다는 배경과 원인에 주목해야 하며, 불확실성·불안한 사회가 근본적인 원인이므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적절한 반박을 통해 통제해야 한다는 해법을 내놓고 있다.

실제 최근 가장 큰 이슈인 철도·의료민영화 괴담의 경우 정부가 아무리 "민영화가 아니라 경쟁 체제 도입·경영 합리화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이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려는 노력이 미흡해 많은 의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들은 정부의 말을 신뢰하는 대신 외국의 사례 등을 참고해 암울한 전망을 쏟아내놓고 있으며, 이것이 괴담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세계적인 루머 전문가로 꼽히는 니콜라스 디폰조 로체스터 기술대학 심리학 교수는 최근 발표한 '루머사회'라는 저술에서 "루머는 불확실성, 불안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불확실한 상황을 통제한다면 루머도 통제 가능하다"고 말했다.그는 "사람들은 불안할 수록 소문을 더 믿게 되고, 또한 믿고 싶은 것을 믿는 특성도 있고, 거짓말도 자꾸 들으면 진실처럼 들리게 된다"며 "사회가 존재하는 한 루머는 사라지지 않는다. 루머가 생기고 퍼지는 것이 어쩌면 정상적이므로, 근거없는 불안을 해소하고 사실 확인을 하며, 커뮤니케이션과 적절한 반박을 통해 루머를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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