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그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은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주세요."


재작년 초 젊은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의 죽음이 사회적 타살로 드러난 이후 '예술인복지법' 제정 등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열악한 생계가 전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0일 한국작가회의 산하 문인복지위원회가 내놓은 소속 문인 307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평균 소득 50만원 이하가 42%(129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만∼100만원 31.9%(98명), 100만∼200만원 7.8%(24명), 300만∼500만원 3.6%(11명), 500만원 이상 1%(3명) 순이다. 이는 대다수 작가들이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2013년 4인 가구 최저 생계비' 154만6399원에도 턱없이 적은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걸 뜻한다.


월평균 소득과 별개로 순수한 창작 원고료 및 인세 수입은 월평균 30만원 이하 63.8%(196명), 30만∼50만원 13.4%(41명), 50만∼100만원 12.7%(39명), 100만∼200만원 8.5%(26명), 200만원 이상 1.6%(5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부분의 작가들이 본업 외에 부업활동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소득원을 제외하고 글과 책을 써서 버는 수입이 월 30만원에도 못 미치는 작가가 63.8%라는 사실은 문학창작행위가 얼마나 배고픈 일인 지를 알게 하는 대목이다.

이어 문예지 원고료 수령횟수를 묻는 질문에는 83.1%가 연평균 2회 미만으로 나타났다. 결국 월평균 30만원은 고사하고 한 푼의 고료와 인세를 벌지 못하는 문인들이 상당수에 이른다는 걸 대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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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작가회의 문인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몽구 시인은 "설문자의 대표단 수가 50대 남성인 점을 감안하면 자녀들 학비는커녕 당장 살아나기도 벅찬 현실"이라며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전업작가들에게 '전업'이라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박 시인은 또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5% 미만의 작가만이 창작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생존 위기에 빠져 있다"고 덧붙였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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