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 알기쉬운 작명바람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특별한 작명 과정을 거친 은행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판에 박힌 이름 보다는 특징을 한 눈에 알 수 있고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름을 짓는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의 'IBK흔들어적금'은 출시 7개월 만에 약 13만좌, 1900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이 상품의 이름은 조준희 행장이 직접 지었다. 스마트폰 전용인 만큼 쉽게 부를 수 있는 이름을 고민하던 중 조 행장이 스마트폰을 흔들면 적립금이 정해지는 특징을 반영해 상품명을 제안한 것이다. 올해 9월에 출시된 'IBK흔들어예금'은 스마트폰을 흔들며 걸으면 추가 금리를 제공하는 만보기 기능을 결합해 '흔들어'라는 이름이 갖는 의미를 보강했다. 이 예금 상품 역시 한 달여 만에 794좌, 68억6000만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농협은행의 '내 생애 아름다운 정기 예ㆍ적금'은 다소 긴 상품명에도 불구하고 출시 한 달 만에 3만좌를 넘어서며 약 6000억원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농협은행은 장ㆍ노년층을 타깃으로 설정한 이 상품의 이름을 짓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했다. 그 결과 안락한 노후생활을 준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의 특징이 두드러질 수 있는 이름이 결정됐다.


기획 단계부터 불리던 이름을 바꿔 '대박'을 기록한 상품도 있다. 지난해 3월 신한은행이 출시한 '한달애(愛)저금통'은 본래 매월 적립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한달애(愛)통장'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하지만 출시 전 실무자들의 회의 중에 이 상품이 실제 저금통과 같은 역할을 하니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저금통을 상품명에 넣자는 아이디어가 나오면서 이름이 바뀌었다. 예상은 적중해 이 상품은 약 3만7000좌가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AD

우리은행은 인터넷 전용상품에 '아이터치(iTouch)'라는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아이(i)는 인터넷(internet), 소통(interactive), 지능형상품(intelligent) 등의 의미를 담고 있고 터치는 스마트기기의 터치스크린, 은행과 고객의 만남, 감동이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우리은행은 행원 35명으로 구성된 '우리디어스' 내의 NAT(Naming Advisory Team)를 통해 이 같은 작명 과정을 지원했다. 6개 상품으로 구성된 아이터치 브랜드는 지난해 출시돼 지난달 말 현재 17만좌, 1조200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자리를 잡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상품 이름을 지을 때 브랜드 관련 부서에 의뢰하거나 자체 회의로 상품명을 발제해 내부직원 설문 등을 통해 최종 결정한다"며 "하지만 이 같은 절차에서 벗어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반영된 경우 흥행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