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일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참가하기로 확정됐다. 미국ㆍ캐나다ㆍ호주 등 기존에 협상을 시작한 국가들이 일본이 참여하는 걸 동의하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일본을 포함한 12개 국가가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공동체를 출범시키기 위한 협상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지난 정권의 통상확대 정책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한국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TPP 협상참여는 그간 시기의 문제일 뿐 예상된 수순이다. 새로 들어선 아베 정권 역시 내부적으로 완화정책을 쓰면서 외부로는 개방정책을 펴겠다는 점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전임 총리인 노다 요시히코 내각이 주도한 TPP를 비롯해 중국ㆍ일본이 함께하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동남아 국가들이 대거 참여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에도 참여했다.

2000년대 중반 처음 논의되기 시작한 TPP는 미국이 가세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었다. 초창기만 해도 싱가포르ㆍ호주 등 4개국이 참여했지만 미국이 정치ㆍ경제적으로 밀접한 국가들에게 참여하도록 물밑에서 권유하면서 최근 몇년간 급격히 몸집을 키웠다.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에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중국이 전 세계 경제통상의 중심을 차지하려는 데 대한 미국의 견제라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와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전 세계 대부분 국가는 통상협상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일부 국가는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하며 오히려 시장의 문을 좁혔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마다 문을 더 열어야 한다는 논의는 거의 먹히지 않았다. 한국 정부의 통상확대 정책이 지난해 WTO에서 인정받을 수 있던 것도 시장개방에 적극 나서면서 경기침체에 적극적ㆍ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유럽·미국 시장 등이 점차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점차 무역량은 증가하고 이러한 통상협상도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이명박 정부의 통상정책에서 우선 순위는 중국이었다. 중국과의 FTA 협상을 먼저 시작하고 이후 한중일FTA, RCEP 등이 논의된 것도 그래서다. TPP는 중요한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참가국가의 면면이나 개별국가의 개방성향 등을 따져봤을 때 성사될 가능성 자체가 거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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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TPP에 참여하면서 한국 정부의 셈법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르면 이달 중 재정비한 통상정책을 꾸릴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한 당국은 다양한 FTA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에 앞서 통상확대 정책을 이어갈지 등 원점부터 재검토해 왔다. 지난 정권 정무분야를 담당하던 외교부처에 있다가 이번 정부에서 실물경제를 담당하는 부처로 옮긴 것도 박근혜 현 대통령의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박 대통령은 통상부처를 옮긴 데 대해 "대외적인 협상은 물론 대내적인 협상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간 대외적인 협상에 주력해 내부 이해관계자를 제대로 돌아보지 않았다고 본 셈이다. 그간 지속한 통상확대 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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