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보예 지젝, 경희대 교수로 온다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슬로베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이 경희대학교 교수로 온다.
경희대는 슬라보예 지젝을 외국어대학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에미넌트 스칼러(Eminent Scholar·ES)'로 임용하기로 하고 통보 절차를 마쳤다고 11일 밝혔다.
지젝은 헤겔과 마르크스, 라캉 등의 이론을 현실정치와 대중문화 현상, 국제정치 이론 등에 접목해 독창적으로 해석해온 철학자이다. 1990년에는 슬로베니아 첫 대통령 선거에서 자유민주당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9.11테러, 이라크전, 금융위기 등에도 적극적으로 비판 발언을 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철학자'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6월에는 한국을 방문해 쌍용자동차 대한문 분향소와 파주 임진각, 비무장지대(DMZ) 등의 현장을 찾았다. 특히 쌍용자동차 대한문 분향소를 찾은 자리에서는 "이것은 전 세계적인 사안이고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며 쌍용차 노동자들의 상황을 알리는데 힘을 보탤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지젝은 7월부터 경희대 교직원으로 정식 임용된다. 석좌교수와 유사한 개념인 ES는 세계적 수준의 학자나 실천가를 임용해 해외에 체류하면서도 학술·교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젝은 이 대학 ES로 지내면서 경희대 소속으로 저술활동을 하고 이택광 영미문화학부 교수와 공동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7월에는 한 달간 국내에 체류하면서 국내외 학생이 참여하는 경희대 '국제 서머스쿨'에서 강의하는 등 교수 세미나와 특강도 맡기로 했다. 지난해 방한 당시 열렸던 그의 강연에는 '스타 철학자'를 보기 위해 청강생만 수천명이 몰렸다.
이택광 교수는 "동유럽 출신인 지젝은 서구와 다른 사상의 동향에 관심이 많다"며 "특히 한국 등을 중심으로 기존 주류와 다른 세계 간의 연대를 모색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젝은 전문가를 상대로 했던 강연을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교외 활동도 활발히 하는 등 대중과 접점을 넓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는 9월 한국에서 '자본주의·이데올로기·기술'을 주제로 대중 강좌를 여는 한편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와 매년 함께 진행하는 '공산주의 이념' 국제 학술대회도 국내에서 열 예정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