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전문금융업법 한 달, 카드사 가맹점 신경전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을 맞았다. 하지만 카드사와 대형가맹점간의 실타래는 여전히 꼬여 있다. 여전법 개정안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가맹점 수수료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곳도 여전히 존재한다. 또 무이자 할부나 각종 할인 이벤트가 어느날 갑자기 중단됐다 다시 시행되는 등의 혼란도 있다. 갈팡질팡하는 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에서 고객들의 혼란과 불만도 가중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협상 여전히 미완성= 개정된 여전법의 핵심은 '가맹점 수수료'다. 그간 카드매출액의 1% 수준만 카드사에 지불하던 대형가맹점의 수수료를 올리고, 그만큼 중소ㆍ영세가맹점이 카드사에 부담할 비용은 낮추는 것. 첫번째 단계인 중소ㆍ영세가맹점의 수수료를 낮추는 것까진 쉬웠다. 그러나 문제는 다음 단계인 대형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이었다.

법 시행 첫날인 12월22일부터 통신업계, 보험업계, 대형마트 등은 거세게 반대했다. 이중 유통업체나 통신사들은 대부분 협상했으나 아직 항공사나 일부 보험사 등은 아직도 카드사에 납부할 수수료를 올릴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여기서 나온 문제는 카드사들이 자율적으로 선정할 수 있는 '예외 업종'이다. 바뀐 여전법 감독규정에서는 각 카드사들이 가맹점의 특수성을 고려해 대형 가맹점이라도 예외를 두고 수수료를 올리지 않을 수 있다. ▲국가ㆍ지방자치단체 ▲행정서비스의 이용대금을 카드로 납부하는 경우 ▲국민생활에 필수불가결한 것으로서 공공성을 갖는 경우 등이다. 예를 들어 주유소나 대중교통의 경우, 수수료를 올리면 이 비용이 기름값이나 교통비로 반영돼 물가가 오를 수 있어 수수료를 동결하기로 한 것. 아직도 협상에 응하지 않은 업체들은 본인들 또한 공공성을 인정해 달라며 지연시키고 있다.

◆무이자할부ㆍ할인이벤트 중단했다 되살렸다..혼란= 카드사와 가맹점간의 협상 이외의 잡음도 있었다. 가장 큰 논란은 '무이자 할부 중단' 문제. 새해 아침, 고객들은 인터넷 결제업체ㆍ대형 마트ㆍ백화점 등의 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갑작스레 중단됐다는 소식에 황당해 했다. 고객들의 항의 때문에 카드사들이 10일 만에 다시 무이자 할부를 재개한 곳도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두고 갈팡질팡하게 된 단초도 여전법 개정안이 제공했다. 개정 법안 감독규정에서는 대형가맹점의 매출을 늘리는 데에 도움이 되는 판촉행사 비용을 카드사들이 모두 부담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A마트에서 무이자 할부 행사를 한다면, A마트 또한 매출을 늘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 비용은 카드사와 A마트가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대형 가맹점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고, 결국 무이자 할부 서비스는 일제히 중단됐던 것.


일단은 설 연휴 목돈을 쓸 일이 많다는 점 등을 감안해 카드사들이 일시적으로 무이자 할부나 할인 이벤트를 재개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3월 이후다. 카드사들과 대형가맹점과의 협상은 쉽게 타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카드사들은 여전법을 들어 대형가맹점들도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형 가맹점 입장에선 "씨도 안 먹히는 소리"다. 대형 가맹점들은 "누가 언제 무이자 할부를 해달라고 했느냐"며 "카드사들이 알아서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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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업카드사 CEO는 "대형가맹점과의 협상은 아직도 부정적"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 또한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고강도 검사를 예고하고 있다"며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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