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반대한 알렌 스펙터 전 의원 별세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을 오가는 정치인생을 보낸 알렌 스펙터 전 미국연방 상원의원이 14일(현지시간) 희귀 암인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이 가족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향년 82세.

스펙트 전 의원은 민주당원이었다가 공화당으로 소속을 바꾸고 나서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연방 상원의원을 내리 30년간 한 뒤 2009년 민주당으로 42년 만에 다시 당적을 옮겨 6선에 도전했다가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다.

스펙트 전 의원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사건 조사, 대법관지명,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위증죄로 퇴임시키자는 데 반대하는 투표를 하는 등 중요한 정치적 사안에 핵심역할을 했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예일대 법대를 졸업한 스펙터가 정치에 입문한 것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사건을 조사한 워런위원회에 보조 인력으로 참여하면서이다. 제럴드 포드 당시 하원의원의 추천을 받아 차출됐다.

그는 이어 1965년부터 1973년까지 필라델피아 지방검사를 지내고 나서 1981년 공화당소속으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30년간 5선을 하면서 정보위, 법사위, 보훈위 등을 거쳤다.

대표적인 중도 온건파로 법사위원 시절 흑인 대법관 후보자인 토머스 클래런스에 대해 흑인 법대 교수 아니타 힐 성희롱 의혹 등을 이유로 인준을 반대했다. 법사위원장을 맡았을 때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미국 시민에 대한 영장 없는 도청에 반발해 알베르토 곤살레스 당시 법무부 장관을 의회 증언대에 세운 적도 있다.

그는 또 1999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당시 백악관 인턴이던 르윈스키와 벌인 스캔들이 터지자를 탄핵하려던 표결에서 ‘입증되지 않았다’며 반대표를 던져 공화당을 분노하게 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2010년 상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그의 중도적 성향에 대해 보수적 ‘티파티’(tea party) 세력이 반발해 당내 경선에서 떨어질 것으로 점쳐지자 2009년 4월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