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 경기도 수원에서 일어났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2006년부터 수원역에서 노숙생활을 하던 한영수 옹(82ㆍ사진).
한 옹은 이 곳에서 이해진 상담사를 만나게 된다. 이 상담사는 "대부분의 노숙인들이 구걸을 하거나 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돈을 받는 '꼬지'로 생계를 잇는 것에 비해 한 옹은 나물을 캐다 파는 등 자활의지가 있는 분 이었다"며 첫 인상을 회고했다.
이 상담사는 한 옹과 가까워지면서 6.25때 참전해 훈장을 받은 얘기, 지난 1964년 아내의 사망 후 가출한 사연 등 '특별한' 인생사를 알게 되고, 주민등록 복원 사업을 추진키로 마음을 먹었다.
주민등록 복원은 훈장뿐만 아니라 잃어버린 가족도 찾아줬다. 기초생활수급자 지정을 위해 가족관계를 알아보던 이 상담사는 한 옹의 아들 가운데 장남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연락을 취해 상봉했다.
한 옹은 늘그막에 찾아 온 평온함에 그저 신기하다고 말한다.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무공훈장도 찾고, 국가 유공자로 등록돼 연금도 받게 됐다. 한 달 방값 25만원을 빼고도 54만원이나 남는다.
한 옹은 "요새는 텔레비전도 보고, 다시서기 센터에 놀러도 가고, 먹고 싶은 것도 먹으면서 지내요. 수원역에는 이제 안가요"라며 손을 젓는다. 한 옹은 가정형편 때문에 함께 살지는 못하지만 요즘 손녀와 통화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경기도 다시서기센터는 지난 2006년부터 매년 40여명 정도의 주민등록을 복원, 사회로 복귀시키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6700만원의 예산을 책정, 현재 수원지역만 실시하고 있는 주민등록 복원사업을 성남과 의정부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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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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