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젊고 세련되게 달라진다
토요일 출근자제, 영어공부
글로벌시대 내부변화 시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스탠다드?'
현대차그룹이 변하고 있다. 부드러워지면서도 글로벌 시대에 맞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 각인된 '현대차' 이미지가 딱딱하고 아저씨 같았다면 최근에는 젊어지고 세련된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변화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달 초 임원들은 토요 근무 자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쉼없이 일하는 현대차의 기업문화를 감안할 때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현대차는 기업들의 주5일제 확산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임원들의 토요일 출근을 관행처럼 해왔다.
현대차의 한 임원은 "어떤 이유 때문에 토요일 근무를 자제를 지시했는지 모르지만 휴일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24일에는 국내 완성차 업체 최초로 주간연속2교대제 실시를 확정하기도 했다. 2013년부터 실시하기 위해 내년에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는 내용이다.
영어 '열공' 분위기도 올 들어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달 현대차 양재동 사옥에는 영어교육원이 들어섰다. 원어민 강사가 상주하면서 직원들의 영어학습을 지도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양재동 사옥 직원들은 사내에서 영어공부를 하기가 어려워 강남역 인근으로 나가야 할 정도로 불편했지만 이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영어학습 장소가 생긴 덕분에 사내 분위기도 여유가 생겼다는 평가다.
특히 영어는 올해 현대차그룹의 가장 큰 변화이기도 하다. 영어를 배우는 것은 좋지만 테스트는 더욱 까다로워졌다. 내년 임원 승진 대상자부터 영어시험을 적용했는데, 승진 대상자 1명이 5명의 시험관을 상대해야 할 정도로 수위가 높다.
구글 등 세계적인 IT기업과의 만남도 올해 나타난 특징 중 하나다. 현대차와 기아차 임원 10여 명은 이달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구글 등을 방문해 마케팅 관련 사항을 직접 체험했다. 자동차와 IT의 기술적인 결합 뿐 아니라 서비스 등에서도 합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변화는 최고경영진인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주도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토요일 임원 출근 금지와 관련해 본인 스스로도 출근을 자제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 십 년 간 몸에 배인 습관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큰 변화다.
정 부회장도 적극적이다. 영어학습원과 해외 IT기업 탐방도 그가 지시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지시에서 벗어나 '자율적으로 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고 최근 달라진 분위기를 풀이했다.
유지수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대차는 그동안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정량적인 목표 달성에는 강한 반면 감성 품질에는 약했다"면서 "궁극적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파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내부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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