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도요타 살아난다…현대차 긴장해"
리콜사태·지진피해 재정비…내년 반격 예고
신형캠리 하이브리드, 연비 높이고 경량화 '경계'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내년 도요타의 움직임을 눈여겨봐야 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일본 도요타를 직접 거론하며 경계를 나타냈다. 지난해 초 대규모 리콜과 올 3월 일본 내 대지진으로 휘청거린 도요타가 최근 재정비한데 이어 내년에는 본궤도에 진입해 '만만찮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정 회장이 도요타를 언급한 것은 최근 열린 현대ㆍ기아차 경영전략회의에서다. 2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회의에서 내년 자동차산업 전망을 거론하면서 도요타를 '내년 경기 불안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환율, 도요타, 유럽경제, 미국 더블딥 우려 등으로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년 자동차 시장을 내다봤다.
한 회의 참석자는 "올해보다는 내년에 불황이 심화된다는 예상이 나오는 데다 도요타도 정상화될 것으로 보여 경계를 늦추지 말라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도요타는 최근 2년새 현대ㆍ기아차의 기억 속에서 멀어졌다. 도요타는 현대ㆍ기아차의 롤모델이었지만 지난해와 올해 터진 잇단 악재로 현대ㆍ기아차는 롤모델에서 사실상 배제했다. 지난 3월 대지진 직후 만났던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회의시간에 누가 도요타를 언급하면 '다른 업체도 많은데 하필 도요타냐'는 인식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회장도 올 상반기 현대ㆍ기아차가 도요타와 달리 독자기술을 갖춘 가솔린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생산한 것을 계기로 "독일차 연구에 집중하라"고 지시할 정도였다. 도요타는 품질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사례로만 활용했다.
하지만 도요타가 반격에 나서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일본 지진 피해 복구를 마무리한 도요타가 신차를 선보였는데 위협적이라는 평가다. 미국시장에서는 현대차 YF쏘나타를 잡기 위해 신형캠리를 선보였다. 가격도 YF쏘나타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하는 등 시장점유율 회복을 꾀하고 있다.
특히 내년 초 국내 시장에서도 출시될 신형캠리 하이브리드는 더욱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캠리 하이브리드 연비가 상당한데 하이브리드 시스템 뿐 아니라 소재 자체도 경량화했다"면서 "이에 대한 연구에 돌입한 상태"라고 말했다.
정 회장이 선택한 도요타와의 승부 카드는 영업전이다. 그는 회의에서 "결국은 판촉경쟁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품질 뿐 아니라 서비스 등 대고객 접점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내년 세계자동차 수요가 올해보다 늘어나는 만큼 해외판매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현대ㆍ기아차는 내년 판매목표를 올해보다 50만대 늘어난 700만대(현대차 429만대, 기아차 271만대)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내수물량은 올해와 같은 120만대, 해외판매목표는 50만대 늘어난 580만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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