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관리제도가 본격 도입된지 1여년이 지났지만 아직 정립이 안됐다. 시장이나 조합에서 받아들이는 부분이 서로 달라 이견이 많다. 효과가 뚜렷하지 않으니 제도에 대한 불신도 있다. 한마디로 취지는 좋은 제도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7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 서울시 공공관리제도의 취지인 투명성 강화에 대한 격론의 여지는 없다. 문제는 현장에서 공공관리제도의 취지에 공감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많지 않다는 데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공공관리제도 도입 후 정비사업이 합리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하긴 이르다"며 "외부에서 보기에는 아직 불투명한 부분이 많다"고 진단했다.

서울시는 공공관리제도를 도입하면 설계·시공·협력사 선정이 투명해져 사업기간이 단축되고 조합원당 사업비를 최고 1억원 줄일 수 있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공공관리제 도입 후 사업비를 조달하기 어려워져 되레 속도가 더뎌졌고 사업비가 늘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는 시공사 선정시기와도 맞물린 불만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 도정조례 개정안을 예고하면서 시공사 선정 시기를 사업시행인가 후로 명시했다. 이전까지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 시기는 도정법상에서 규정한 '조합설립 이후'였다. 김조영 법무법인 국토 변호사는 "세부 시행규칙격인 시 조례에서 시공사 선정 시기를 늦춰다는 점은 명백한 위법"이라며 "시공사를 일찍 선정하면 자금 조달이 일찍 이뤄질 수 있는데 현재처럼 뒷부분에서 선정하면 자금조달을 앞당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에서 넉넉하게 자금을 빌리기가 쉽지 않다보니 정비업체에 자금을 빌리는 조합도 나온다"며 "정비업체는 또 시공사에 뒷거래로 돈을 빌리고 있어 오히려 불투명한 꼴이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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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관리를 주도하는 서울시 25개 구청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공공관리제 하에서는 구청장의 의지와 실무자의 전문성에 따라 사업의 추진속도는 물론 공정성이 제고될 수 있다"며 "하지만 아직 구청의 전문성이 높지 않고 행정의 원활함이 부족해 사업이 오히려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공공관리자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정비 자금 지원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 마련 ▲공공관리 전문가 양성 ▲공공의 명확한 역할과 책임 정비 ▲정비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 해소 시스템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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