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수 이의원기자] 가난한 자의 금인 은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과 달러 약세를 우려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은 보유량을 늘린 결과라는 풀이도 있지만 검은손의 시장을 조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은 온스당 49.79달러로 사상 최고=블룸버그통신은 25일 리서치회사인 GFMS사의 발표를 인용, 은 현물 가격이 그간 최고기록이던 1980년 1월 온스당 49.45달러를 넘어선 49.79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신다선물의 양 샨단 트레이더는 "은 가격 상승은 투기성 구매 때문"이라면서 "은 가격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약간의 차익실현을 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주요 안전자산인 금 현물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1517.98달러를 기록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값 12개월간 154% 상승=지난 12개월 동안 은값은 무려 154% 치솟았다. 금(32%), 밀(65%), 석유(45%)조차 은값 상승세를 넘어서지 못했다.


금과 은의 교환비율인 SGR(silver to gold ratio)은 최근 33.5배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평균 SGR 60~70배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SGR은 금 1온스가 은 1온스보다 몇 배 비싼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 수치가 줄어든 것은 은값이 금보다 더 빨리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검은손 시장 조작설 제기=은값 상승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지난 1980년 헌트 형제, 1998년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은 사재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1970년 이후 은값이 폭등한 경우는 두 번이다. 1979년 석유재벌인 H.L. 헌트의 두아들 윌리엄 허버트 헌트와 넬슨 벙커 헌트는 당시 전세계 은 유통량의 절반에 가까운 2억온스의 은을 사들였다. 은값은 순식간에 10배 이상 뛰어 온스당 5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뉴욕 금속시장의 거래 규정이 바뀌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은 시장에 개입하면서 은값은 1980년 3월 10달러대까지 빠졌다. 헌트 형제는 1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안고 결국 파산했다.


버핏 회장도 은값 폭등을 이끌었다. 버핏 회장은 지난 1998년 1억3000만온스의 은을 사들였다. 은값은 몇 달 새 90% 상승하면서 당시 10년 고점인 온스당 7.90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1999년 은값이 40% 폭락하면서 버크셔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은값 폭등 역시 이와 유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은 공급은 1억7800만온스 만큼 수요를 앞질렀다. 또한 지난주 은 매수 포지션은 8.4% 줄었다. 그러나 은값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러시아 매입설도 파다=시장에서는 은값 상승세를 부추기는 배후 세력을 의심하고 있다. 러시아, 중동, 동아시아의 억만장자가 은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나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이 남몰래 은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중국 무역업자들이 은을 구리처럼 대출을 위한 담보로 사용하면서 중국의 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설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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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이와 같은 음모이론은 근거가 없다면서 은의 산업용 수요가 늘고 미국, 인도, 중국의 소매 수요가 증가하면서 은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기자금의 유입으로 은값이 오르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은값은 급격한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이의원 기자 2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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