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제약사 판관비, 국내사 뺨치네
판관비 늘이고 연구개발비 줄여…국내사와 반대 행보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국내 진출한 외국 제약사들이 판매관리비(이하 판관비)를 늘이고 연구개발비는 줄이고 있다. 반면 토종 제약사들은 판관비를 줄이는 정반대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일부 외국 제약사의 경우 판관비 비율이 토종 제약사를 훌쩍 넘어섰다. 리베이트 근절 이후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10개 외국계 제약사의 지난해 판관비 총액은 1조609억 원으로 전년 1조60억 원보다 5.5%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중은 2009년과 2010년 모두 31.4%를 기록했다.
판관비를 가장 많이 쓴 외국 제약사는 영국계 글락소스미스클라인코리아(GSK)로 1697억 원에 달했다. 다음은 미국계 한국화이자가 1744억 원, 스위스계 한국노바티스가 1472억 원으로 3위였다. 매출액 대비 비중은 한국화이자가 가장 높아 41.3%에 달했다. 독일계 바이엘코리아 40.8%, 글락소스미스클라인코리아 36.5% 순이다.
반면 상위 10개 국내 제약사의 판관비는 같은 기간 1조9454억 원에서 1조7720억 원으로 8.9%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비중도 37.9%에서 32.1%로 떨어져 외국 제약사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
양 쪽의 연구개발비 투자 성향도 반대다. 국내 상위 10개사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9.82%를 연구개발에 투자해 전년도 7.8%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외국 제약사는 2.61%에서 2.52%로 오히려 줄었다.
제약사의 판관비 비중이 높은 것은 제조 및 품질관리에 많은 비용을 써야 하기 때문이란 게 업계 내부 분석인데, 일각에선 리베이트성 판매촉진비나 접대비 등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이에 국내 제약사의 경우 정부의 불법ㆍ편법 영업행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며 소극적 영업을 펼치거나 영업인원을 줄이며 판관비가 감소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외국계는 지난 수년간 신제품 개발에 실패하면서 기존 제품 판매를 촉진해야 하는 입장에 놓여, 판관비를 늘인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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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들이 연구개발비를 늘인 것 역시 기본 전략의 변화라기 보단 의약품 개발의 특성에 기인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강하다. 초기 개발단계를 지나 중반으로 넘어갈수록 소요되는 개발비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한편 외국 제약사들의 연구개발비 감소에 큰 의미를 두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투자되는 많은 임상시험 등 비용은 상당 부분 본사 예산이 쓰이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지사의 감사보고서 상 연구개발비 규모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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