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지난해 승승장구했던 신흥국 시장이 올해 두가지 큰 복병을 만났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가중되고 있으며,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철회할 경우 대규모 자본유출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연례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신흥국에서 경기 과열 현상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으며 이들 나라들의 중앙은행은 물가 억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시아 국가의 정책 입안자들은 선제적 조치로 물가를 억제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ADB 총재는 보고서 서문에서 “아시아 지역의 올해 물가 상승률은 5.3%를 기록할 것”이라면서 “물가를 잡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오히려 해외 자금 유입이 늘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라면서 “보다 유연한 환율 시스템이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데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자본통제는 국제적인 공조 하에서만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신흥국들에게 인플레이션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베트남의 지난달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13.89%를 기록했다. 인도의 2월 도매물가지수(WPI) 상승률은 8.3%, 인도네시아의 2월 CPI 상승률은 6.8%를 기록했다. 오는 15일 발표 예정인 중국의 3월 CPI상승률은 5.2%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 양적완화(QE2)를 시행하자 막대한 달러가 신흥국으로 유입되며 물가급등을 부채질했다. 펀드의 자금 흐름을 조사하는 EPFR에 따르면 QE2 시행 이후 신흥국 증시와 채권 시장으로 각각 460억달러(약 50조원), 120억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그렇다면 FRB가 양적완화 정책을 철회하면 신흥국 경제에 도움이 될까? 전문가들은 한결같은 대답은 ‘NO’다.


FRB의 6000억달러 자산매입 프로그램은 오는 6월 말 종료된다. 미국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 2008년12월부터 유지해온 제로(0)금리가 곧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FRB가 출구전략으로 돌아설 경우 그동안 유동성 과잉 공급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신흥국들은 돌연 자금 경색에 시달릴 수 있다. 케빈 댈리 애버딘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FRB가 금리정책을 정상화할 경우 신흥국 자산을 비롯한 모든 위험 자산에서 투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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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FRB가 1994년2월~1995년2월까지 1년간 금리를 7차례, 3%포인트 올린 후 멕시코는 1996년 페소화 급락이라는 경제위기를 맞이했다.


댈리 매니저는 “브렌트유가 지난 1월 이후 30% 급등하는 동안 MSCI신흥국지수와 JP모건 신흥국채권가산금리지수는 각각 6%, 1% 상승했다”면서 “그러나 미국이 출구전략으로 돌아서면 폭락을 피할 수 없다”며 신흥국 시장의 경착륙을 경고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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