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지난달 미국의 소매 판매가 갖은 악재에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이는 소비자들이 계속 지갑을 열고 있다는 의미로 미국 경제의 70%나 차지하는 소비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미국의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지급결제조사업체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3월의 의류, 전자제품, 럭셔리 제품 등 전체 소매 부문의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온라인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6.1% 늘어 지난해 12월 이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온라인 판매는 5달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급 장신구를 제외한 럭셔리 제품 판매는 8.5% 증가했다. 고가 소비재 시장은 금융 시장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지난달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8%,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가 0.9% 오르면서 럭셔리 제품 판매도 증가한 것이다.

의류는 4.4% 늘었다. 아동복이 10% 이상, 여성복이 6~7% 증가했다. 남성복은 이에 한참 못미치는 1.4%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달 유가가 급등하면서 소비지출은 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지난달 10%나 뛰었다. 미국에서 가솔린 평균 가격은 5일 현재 갤런(약 3.785ℓ)당 3.685달러(약 4000원)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월 대비 18.2센트, 전년 동기 대비 85.7센트 뛴 것이다.


소비자들은 연료비가 아까워 자동차 운행을 줄이고 소매상점을 찾는 횟수도 줄였다. 그러나 유가 급등이 재량지출(기초생활비 외의 지출)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마이클 맥나마라 스펜딩펄스 부사장은 "전체 소비지출이 예상과 달리 큰 타격을 입진 않았다"면서 "4월 실적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4월에는 대목인 부활절(24일)이 있다. 으레 부활절 10~14일 전부터 쇼핑이 크게 증가한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봄 쇼핑 시즌이 시작된다. 맥나마라 부사장은 "부활절 전후로 의류ㆍ식품ㆍ꽃ㆍ사탕뿐 아니라 여행, 호텔 숙박 부문에서도 수요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소비 증가가 올해 계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가가 가장 무서운 복병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2일 월스트리트 저널과 가진 회견에서 "올해 평균 유가가 100달러선을 유지하면 미국은 원유 수입 비용으로 지난해보다 800억 달러 증가한 3850억 달러를 지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질소득은 그만큼 줄 수밖에 없다. 미국은 연간 석유 소비량 75억 배럴 가운데 절반 정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맥나마라 부사장은 "유가가 계속 오르면 소비지출에 큰 타격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식품을 비롯한 다른 상품의 가격도 상승세다. 올해 미국의 식품 가격은 3~4%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의류의 경우 생산설비가 집중된 중국에서 임금이 오르면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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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민간경제조사기구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는 2월 72.0에서 지난달 63.4로 떨어졌다. 향후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는 97.5에서 81.1로 급락했다. 컨퍼런스보드 소비자리서치센터의 린 프랑코 소장은 "소비자기대지수가 인플레이션 상승과 소득 감소에 대한 예측으로 하락했다"면서 "이는 향후 소비지출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업률이 감소하고 고용이 늘고 있다는 점은 소비 증대를 기대하게 만든다. 지난달 실업률은 8.8%로 2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민간고용은 23만 명 늘었다. 이는 시장 전망치 20만6000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난 2월 민간고용은 24만 명 늘었다. 2개월 연속 증가폭은 지난 2006년 2~3월 이후 최대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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