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 美시장서 채권발행 ‘봇물’
미국 발행금리 낮고,유로화 전환비용도 싸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외국계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위해 미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특히 유럽계 은행들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미국에서 자금조달 비용이 유럽보다 싸기 때문이다.
17일 금융시장 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양키본드는 올해 첫 2주간 57건·453억 달러 규모로 발행돼,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에서 발행된 전체 투자적격등급 채권의 68%에 이른다.
양키본드란 외국인이 미국 시장에서 발행하는 달러화 채권을 말한다.
이 중 364억 달러(81%)는 외국계 은행이 발행한 것으로, 1995년 이후 같은 기간 외국계 은행의 양키본드 발행 규모 중 최대다.
홍콩의 HSBC는 40억 달러,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은행(ANZ)은 30억 달러의 양키본드를 발행했다. 유럽 은행권의 경우 영국의 로이즈뱅크와 네덜란드의 라보뱅크가 각각 47억5000만 달러, 27억5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제프 메리 미국 투자전략부문 공동대표는 “유럽 은행들은 올 한해 미국채권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줄 것”이라면서 “비금융권은 이에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유럽 은행(기업)들은 유럽에서 직접 채권을 발행하는 것보다 미국에서 채권을 발행한 후 달러를 유로로 바꾸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개선되고 있지만 유럽의 경우 재정위기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유럽의 회사채 금리가 미국을 추월했기 때문이다.
재니 캐피탈 마켓의 가이 리바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유럽 채권시장에서 재정불량국들의 국채가 쏟아져 나오면서 회사채의 입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면서 “위험 기피 심리가 증폭되면서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달러를 유로화로 바꾸는 비용이 낮아지고 있는 점도 양키본드 발행을 부추기고 있다. 유로를 달러로 바꾸기 위한 베이시스 스왑(5년물)은 현재 마이너스 26bp 정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유럽 은행들이 5년물 채권을 미국에서 발행할 경우 유럽에서 발행할 때보다 조달비용의 0.26%포인트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유로-달러 베이시스 스왑은 금융위기 당시보다 큰 폭으로 줄었지만 2000~2008년 제로(0)에 가까웠던 점을 고려할 때, 양키본드는 유럽 은행들에게 여전히 큰 매력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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