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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인터뷰① “영화와 코미디 두 마리 토끼 잡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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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인터뷰① “영화와 코미디 두 마리 토끼 잡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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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황용희 릴렉스토크]심형래 감독이 돌아왔다. 동시에 ‘국민 바보’ 영구도 함께 돌아왔다. 자신이 감독과 주연을 모두 맡은 영화 ‘라스트 갓파더’의 29일 개봉을 앞두고 심형래 감독은 요즘 하루 하루가 바쁜 나날의 연속이다.

인터뷰를 위해 심형래 감독을 찾았을 때도 그는 특별 출연 예정인 '개그 콘서트-달인' 코너의 김병만, 류담 등과 아이디어 회의를 막 마치고 나온 뒤였다. 요즘 많이 바쁘지 않느냐는 질문에 "늘상 하던 일인데요 뭐"라며 씨익 웃어보이는 모습은 여전히 코미디언 심형래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의 눈빛과 말 속에는 중년 영화 감독의 연륜과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개봉을 앞둔 ‘라스트 갓파더’ 얘기를 먼저 꺼낼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대신 그는 자신의 ‘본토’였던 코미디에 대한 이야기부터 풀어냈다.

"우리나라 코미디가 위기다. 그나마 있던 코미디 프로그램도 다 폐지되고... 나부터 코미디를 다시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라는 그의 말에서 한국 코미디에 대한 애정과 끊을수 없는 애정이 묻어나왔다. 특별 출연이지만 오랜만에 개그 프로그램에 나서기 때문인지 표정과 말투에서는 설레임과 즐거움도 가득했다.

특히 심형래 감독은 "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코미디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찰리 채플린도 그랬고, 미스터빈도 60대를 바라보고 있지만 지금도 최고의 코미디언 아닌가.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난히 젊은 신인 위주로 코미디가 꾸려져 나가는 것 같아 아쉽다"라며 한국 코미디에 고언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내가 했을 때가 제일 재미있었다’며 자부심과 자신감 섞인 너스레도 떨었다.
지금이야 ‘코미디언 심형래’는 동물 분장과 슬랩스틱 코미디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지만, 처음 코미디를 시작 할 때만 해도 어려움이 많았다. 그가 데뷔하던 당시만 해도 동물 탈을 쓰고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는 코미디는 있을 수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심형래는 당시를 회상하며 "선배들에게 코미디언의 수준을 떨어뜨렸다는 혹평도 들었고, 처음엔 왕따 비슷한 따돌림도 당하며 고생이 많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선배들도 이내 코미디를 향한 그의 열정을 알아보았고 뜻을 같이 했다. "김형곤 선배도 주변 사람에게 '내가 선배지만 배웠다'라고 말해줄 정도였다." 그러면서 언젠가 코미디 무대에 꼭 복귀하겠다는 생각도 내비쳤다.

한참 코미디 얘기를 풀어낸 뒤 기자가 직접 이번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장난기 넘치던 그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내 진지하게 ‘라스트 갓파더’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보였다. 그렇게 ‘코미디언’ 심형래와 ‘영화 감독’ 심형래는 분명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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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감독은 '디워'가 기술집약적 작품이었다면, '라스트 갓파더'는 그간 축적된 기술력과 코미디에 대한 역랑이 결합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심형래 감독은 '라스터 갓파더'에서 많은 준비와 노력 끝에 CG를 통해 50년대 뉴욕거리를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그동안 SF 영화에 집중하다가 코미디 영화를 선택한 의도가 궁금했다. "그 동안 내가 추구한 영화는 모든 가족이, 3대가 함께 손을 잡고 볼 수 있는 영화다. 다만 SF영화에서 코미디 영화로 그 방법을 달리 했을 뿐이다. 코미디 영화의 최대 강점은 역시 공감대다. 전 세계 영화의 40%가 코미디라는 통계도 있다.”란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마피아의 숨겨진 아들이 영구라는 설정 자체부터 코미디의 시작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무대에서도 통할 코미디를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기획 전단계부터 미국 코미디에 대해 많이 연구했는데, 한 가지 발견했던 특징이 분장이 '오버'스럽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발 대신 2대8 가르마를 선택했고, 분장도 심하게 하지 않았다."

또한 영구가 나와서 소위 '망가지는' 슬랩스틱 코미디를 펼칠수록 영화 자체의 퀄리티는 높여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이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 중 한 명인 하비 케이틀을 마피아 대부 역으로 캐스팅했다. 영상의 컬러톤, 녹음 등 전체적인 퀄리티에도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피아노’, ‘저수지의 개들’ 등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한 하비 케이틀이 어떻게 코미디 영화인 ‘라스트 갓파더’에 출연 결심을 했는지 궁금했다. 심형래 감독은 “캐스팅을 하면서 대본을 줬을 때 케이틀이 코미디가 아닌 줄 알았다고 하더라”며 “그는 영화 ‘대부’의 4편으로 알고 대본을 읽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늦둥이 아들을 두고 있는 케이틀은 그렇게 대본을 읽다가 재미있어서 자기 아들에게 남겨주고픈 영화라고 생각해 출연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심형래 감독과 첫 미팅 때는 이미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구체적인 부분까지 준비해 올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모든 연기를 영어로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배우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호흡이다. 내가 코미디언 시절 후배 중 김미화를 가장 좋아했는데, 성별은 달랐지만 내 연기에 대한 리액션이 가장 좋은 상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도 상대 배역과의 호흡에 신경을 많이 썼다."

"영어 대사가 많은 날은 머리가 너무 아팠다. 그러나 내색은 할 수 없고, 나 스스로 여유있게 해야 연기도 잘 되고 호흡도 잘 맞을 수 있었다. 특히 오버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슬랩스틱 연기를 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영구의 트레이드 마크인 ‘영구 없다’는 영어로 어떻게 표현했을까. 심형래 감독은 “유행어인 ‘영구 없다’를 영어로 번역하려고 했는데 잘 안돼더라. ‘not here 영구’라고 해도 이상해서 아예 영화 속에서 그 말을 뺏다. 대신 ‘오~케이!’라는 말을 썼는데 그게 촬영 스태프 사이에서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라며 웃음지었다.

처음엔 외국인들에게 영구 캐릭터가 얼마나 웃음을 줄 수 있을지도 남모를 고민이었다. 그러나 촬영장에서부터 반응이 왔다. 촬영을 시작한지 사흘 만에 지나가던 행인은 물론 제작사 회계직원까지 재밌다는 소문을 듣고 촬영장을 방문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고 하고, 7살짜리 아이가 예고편을 100번도 넘게 봤다고 할 정도니 그의 코믹연기에 대한 기대가 크다.




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h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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