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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인터뷰② “영구가 해외 시장을 고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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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인터뷰② “영구가 해외 시장을 고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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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사실 심형래의 영화 인생은 꽤 오래되었다. 80년대 '영구와 땡칠이', '우뢰매'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영화를 시작한 심형래 감독은 비공식적으로 수백만명의 관객을 불어들이기도 했던 ‘인기 배우’였다.

본격적으로 영화감독의 길로 접어선 뒤 그의 시선은 늘 해외로 향해 있었다. '용가리', '디워'는 물론 개봉을 앞둔 '라스트 갓파더'까지 모두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다. 서세원, 이경규 등 코미디언 출신 영화 감독은 물론 국내 영화 감독 대부분조차 국내 시장을 주요 타켓으로 잡고 영화를 만드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국내도 그렇지만 해외에선 영화가 일종의 큰 산업이다. 시장 자체가 워낙 크다. 그래서 기왕 영화를 만들 바에는 큰 물에서 놀자는 생각이었다. 아바타의 수익이 28억불이라던데, 그럼 우리나라 돈으로 3조원 가까이 된다. 부가 판권까지하면 그 금액은 5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었다. 이런 고부가가치 산업이 어디 있겠는가. 국내에서만 한정될 게 아니라 세계 시장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해외 시장, 그것도 할리우드 진출이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이었겠는가. "촬영하면서 미국의 영화 제작 시스템이 굉장히 부러웠다. 하지만 할리우드도 꽤나 보수적이다. 자국 영화에는 개방적이지만 외국영화에는 폐쇄적이다"

할리우드가 폐쇄적이라, 좀 더 구체적인 의미를 물어봤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명성'이다. 아무리 좋은 시나리오와 아이템을 갖고 있어도, 실제로 제작사와 감독이 그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이 증명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점에서 '용가리'와 '디워'를 제작했던 경력이 많이 도움이 됐다."
지금은 명성있는 배우와 함께 작업하고, 안정된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 만큼 할리우드에서도 인정받고 있지만, 처음만 하더라도 영화를 어떻게 파는지 방법조차 몰랐다. 비지니스를 잘 몰랐기에 '맨 땅의 헤딩'을 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기획만 좋으면 해외 시장에 영화는 얼마든지 팔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해외에서 영화를 팔아보니 규모 자체가 다르다. 국내 몇백개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것과 몇 만개 관을 확보하는 것은 전혀 다르지 않은가."

"할리우드 영화는 애초 기획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서 들어간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고, 이해 가능한 영화를 만든다. 그러나 국내라는 좁은 시장만을 대상으로 하면, 자칫 열 작품을 성공해도 하나가 실패하면 제작사가 망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돈을 벌기 위해 해외 무대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우리의 콘텐츠가 밖으로 나가는 길을 내가 닦아놓으면,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능력있는 후배들이 나타나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한다.

'용가리'와 '디워' 시절 흥행에 비해 국내 언론이나 팬들의 평가가 너무 박했던 것에 대한 야속함은 없었을까.

"아무리 재능있는 신동이더라도 태어나자마자 돈을 벌어올 수 있겠느냐. 그런 점에서 대중과 언론이 나와 영구아트의 역량이 커져나가는 것을 조금 더 기다려준다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하긴 했었다.”

몇년 전 대종상 시상식에서는 유독 심형래 감독을 향해 감독 호칭을 생략한 채 ‘심형래씨’라고 불렀던 것에 대해 영화계에서 심형래 감독을 영화인으로 인정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아니냐는 팬들의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심형래 감독 본인은 "나 스스로는 거리낌도 없고 신경도 별로 쓰지 않는다. 영화계에서 나를 두고 영화인이다 아니다 말한 사람은 없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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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황용희 기자 h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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