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한국 등 대다수 국가 담합근절 위해 자진신고자에 제재감면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담합자진신고자감면제(리니언시)가 새삼 업계의 윤리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리니언시 제도는 ‘제재 감면’이라는 ‘당근’을 줘서 기업들의 자수를 유도하게 하는 제도다.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으며,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일반화됐지만 일각에서는 담합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얻은 회사가 리니언시로 과징금을 면제받는 경우가 있다며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급속한 산업 세계화로 인해 이 제도가 동일 국적 기업간 뿐 아니라 국가간 이익대립으로 맞서면서 국가간 갈등으로 확대재생산될 가능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13일 LCD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만에서는 태권도 양수쥔 선수가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실격된 후 잠복해 있언 반한감정이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다시 일고 있다.


지난 8일 유럽연합(EU) 공정거래 감독당국이 대만기업 4개와 한국 LG디스플레이 등 5개업체가 LCD 패널 가격담합을 했다며 과징금 6억5000만유로를 부과했는데 당시 함께 조사를 받은 삼성전자는 담합 혐의를 처음 자진 신고해 리니언시에 따라 과징금을 면제받았다.


이를 두고 대만에서는 삼성과 같은 업계 1위업체 없이는 담합자체가 불가능한데 삼성은 대만 경쟁기업을 고발해 이득을 챙겼다며 관련산업계는 물론, 대만정부까지 나서 한국산제품 불매운동을 벌일 태세다.


유럽연합은 지난 1996년 이 제도를 도입해 2002년과 2006년 제도를 개정했고 2006년 이후 이 제도를 통해 해마다 40여 건씩 담합을 적발하고 있다.


이 제도를 지난 1978년 가장 처음 시행한 미국에서는 지난 1997년부터2004년까지 담합 기업체에 부과한 총 20억 달러의 벌금액 중 90%가 이 제도를 통해 적발해 부과됐다. 미국 역시 1순위 자진신고자에게는 징역과 과징금 전액을 면제해준다.


미국이나 EU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담합 적발은 바로 이 리니시언제도를 통해 이뤄진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05년이후 담합으로 과징금을 부과한 건수가 모두 136건이며 이중 리니언시(자진신고)제도를 적용해 혐의를 포착한 경우는 62건(45.6%)이었다.


법위반에 따른 과징금 부과 액수도 전체 담합관련 과징금 9254억원 중 6358억원이 리니언시가 적용된 사건의 과징금이다.


담합조사를 하기 전에 가장 먼저 자진신고를 하게 되면 100%의 과징금 감경을 받을 수 있고 2순위는 50%, 3순위는 30%의 감경을 받게 된다. 조사를 시작한 이후 조사에 협조한 기업 1~3순위는 과징금을 30%까지 감경받을 수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실제 과징금보다 깍아주는 과징금이 더 많아지는 등 담합주도자들이 대규모 과징금을 피하기 위해 자진신고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이에 대한 제도개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국제사회에서 리니언시제도가 통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업체들도 언제든지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만의 감정적 대응은 자제돼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LCD업계 관계자는 "리니언시 제도의 개선 필요성이 있으면 정부에서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이를 국가대 국가의 반목과 갈등 구도로 몰고 가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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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리니언시 제도는 담합으로 인한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자는데 목적이 있는 만큼 이를 큰 틀에서 이해하고 우리 정부도 대만과의 소통을 통해 과잉대응이 나오지 않도록 적절히 협조체제를 갖춰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5월에는 EU로부터 반도체 가격 담합 혐의로 한국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은 반면 이를 첫 제보한 미국 마이크론은 면제혜택을 받은 바 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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