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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전문가에 원심분리기 수백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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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북한이 미국의 핵전문가에게 원심분리기 수백대를 공개하면서 파장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만약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며 동향 파악에 나섰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한·중·일 북핵 담당자를 연이어 만나고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중국을 찾을 계획이다.

미국의 핵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은 최근 북한을 방문, 영변의 핵시설을 견학하고 돌아온 뒤 북한이 설치한 영변 경수로의 우라늄농축 설비에 2000개의 원심분리기가 구축돼 있다고 주장했다.
헤커 소장은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북한 영변 핵시설 방문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연간 8000kg-SWU(Seperative Work Unit·농축서비스 단위)의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이 같은 역량이라면 북한은 핵무기 연료로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을 연간 최대 40kg까지 농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곳에서 1000개가 넘는 원심분리기가 초현대식으로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북한측은 2000개의 원심분리기가 파키스탄이 개발한 P-1형 원심분리기가 아니며 "국내에서 만든 것으로 네덜란드의 알메로나 일본의 로카쇼무라 원심분리기를 모델로 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 기술책임자는 영변 원심분리기 시설의 농축용량은 연간 8000kg-SWU이며 평균 3.5%의 저농축 우라늄을 제조할 수 있고 건설 중인 경수로는 2.2~4%의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헤커 소장은 "2000개의 원심분리기가 완전히 작동되는 것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북한은 그들이 주장하는대로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거나 조만간 그런 역량을 가질 수 있다"며 "연간 8000kg-SWU 규모의 농축 역량이라면 북한은 연간 최대 2t의 저농축 우라늄을 만들 수 있고 시설을 전환하면 최대 40kg의 고농축 우라늄을 제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큰 우려는 이 시설과 같거나 더 큰 용량을 가진 고농축 우라늄 제조시설이 별도의 장소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 관계자는 22일 헤커 소장의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관련 정보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북한의 지속적인 핵활동에 대해 우려해 왔는바 만약 우라늄 농축에 대한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북한의 핵활동은 안보리 결의 1874호 및 9.19 공동성명 등 기존 합의에 배치되는 것인바 북한은 6자회담 관련국들 및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해 추가적 상황악화를 자제하고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표명해야 할 것"이라면서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활동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긴밀히 협의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최근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이 북한이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을 원한다면 경수로에 쓰이는 저농축우라늄 연료를 처리해 얻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 이것이 사실인지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경수로는 플루토늄 추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하지 못해 확산 저항적으로 알려진 바 있으나 이론적으로는 플루토늄 추출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북한의 경수로 건설 주장은 현재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기존 5MW 원자로 인프라 활용과 관련해서는 아직 북한의 경수로 건설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답변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올브라이트 소장은 ISIS 홈페이지 기고문에 기존의 5MW 원자로의 냉각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한편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에서 6자회담의 한국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조찬을 함께 하면서 북핵 문제의 대응 방안을 협의한다.

보즈워스 대표와 위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최근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것을 비롯해 영변 핵시설의 경수로 건설 및 핵실험 준비 징후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6자회담 재개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보즈워스 대표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면담한 뒤 북핵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텝)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후 도쿄, 베이징을 차례로 방문해 북핵담당 당국자들을 만난 뒤 오는 24일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위 본부장도 보즈워스 대표와 조찬을 마친 뒤 1박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6자회담 재개 등에 대한 입장을 조율할 방침이다.




황상욱 기자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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