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토지·기후 갖춘 신흥부국
신뢰받는 경협모델로 정착해야
[배선령 STX팬오션 대표] 얼마 전 남아메리카의 자원부국 브라질에 다녀왔다. 2억명의 인구와 세계 5위의 국토 면적을 지닌 나라. 풍부한 천연자원과 비옥한 토지, 농업에 적절한 기후 덕분에 세계적으로 드물게 내수만으로도 경제를 운영할 수 있는 신흥부국.
남아메리카에서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 나라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존 열대 우림이나 축구 강국, 삼바 축제 정도밖에 떠올리지 못한다. 하지만 실제로 겪어본 브라질의 경제적 위상은 상상을 초월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따져봐도 2002년 한국은 11위, 브라질이 13위였으나 현재 브라질은 8위로 올라섰다. 반면 한국은 15위에 머물러 있다. 내년에는 브라질의 GDP 규모가 2조1930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세계 7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도 자원부국 브라질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국인 동시에 세계 10대 석유 매장국이며, 비옥한 토양을 가진 덕분에 목재, 곡물 등에 있어서도 다른 국가에 비해 뛰어난 수확량을 자랑한다. 2015년에는 대표적인 대체에너지인 에탄올의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도 부상할 전망이다. 브라질이 보유한 천연자원이 다른 남미 이머징 국가들을 모두 합친 규모를 넘어선다고 진단한다.
이번에 우리와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한 피브리아(FIBRIA)사 역시 한 해 펄프 생산량이 그 뒤를 있는 칠레의 2배에 달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30%를 자랑하는 업체다. 발레(Vale)사는 한 해 동안 생산하는 철광석이 2억3795만t이며, 이 회사가 중국에 수출하는 철광석 물량만 한 해 약 1억4040만t에 달한다.
브라질에서 아시아를 오가는 철광석 수송은 그 거리가 가장 멀고 선박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벌크 시황의 가장 큰 변동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가 브라질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남미 시장에 진출했던 경험이 주효했다. 14년이 넘는 세월 동안 협력하며 구축해온 탄탄한 신뢰관계가 밑바탕이 됐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언제나 장밋빛 미래로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브라질 고유의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준비 없이 도전하는 것은 실패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브라질의 인프라 및 전문 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며 높은 금리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세 부담률, 관료주의, 경직된 노동시장 등 정치적 장벽으로 인한 '국가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
국내 기업이 브라질에 진출할 때는 무엇보다 과거 성공적인 진출 및 투자 경험에 대한 학습이 중요하다. 일찌감치 브라질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을 따돌리고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을 본받아 현지 전문가를 활용해 여건을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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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4년 뒤 브라질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나라가 될 것이다.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월드컵이 2014년 브라질에서 개최되고 불과 2년 뒤인 2016년 하계올림픽도 열린다. 전 지구촌의 관심과 시선은 브라질로 하여금 단순한 '이벤트 개최국'이 아닌 세계 무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제대국'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브라질의 고속철도 건설 사업, 대서양 연안 심해유전 개발 등으로 양국의 접촉 빈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면서 향후 우리나라와 브라질 간 교역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전문성을 겸비한 협상 능력을 갖추고 상호간의 신뢰관계를 만들어 가는데 힘쓴다면 우리 앞에 펼쳐진 '기회의 땅'에 순탄히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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