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 태광산업..회장 비리가 매수기회?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과거 저평가주로 주목받으며 황제주로 등극했던 태광산업 태광산업 close 증권정보 003240 KOSPI 현재가 990,000 전일대비 24,000 등락률 -2.37% 거래량 645 전일가 1,014,000 2026.05.19 10:15 기준 관련기사 트러스톤, 태광산업 주총서 0.3% 패…"소수주주 큰 승리" [Why&Next]애경산업 품은 태광…'사돈' 롯데와 홈쇼핑 전쟁 태광산업 "일감 몰아주기"vs 롯데홈쇼핑 "근거없다"…경영권 분쟁 격화 의 주가가 최근 회장 비리 의혹으로 떠들썩한 가운데에도 상승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탄탄한 실적이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비리사태가 오히려 태광산업의 저평가 국면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와 비리의혹이 확대되던 지난 15일과 18일, 모기업인 태광산업의 주가는 각각 3.65%, 1.8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비리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 12일, 13일에도 하락률은 2~3%에 그쳤다. 세관의 관심과 달리 주가는 이번 사태의 불똥을 피해나가는 모습이다.
특히 외국인이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은 비리의혹이 본격화된 지난 13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태광산업의 주식을 순매수, 전체 거래량의 10% 이상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10월 들어 이틀을 제외하고는 태광산업의 주식을 모두 순매수했다.
이는 태광산업의 탄탄한 실적이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태광산업은 지난 2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올렸으며,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증권가 분석과 더불어 약 70%의 급등세를 기록한 바 있다.
3분기 실적 역시 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조승연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력 제품인 AN(아크릴로니트릴)의 가격하락으로 3분기 실적은 2분기에는 못 미치겠지만 영업이익 600~700억원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태광산업은 다른 합성섬유업체들보다 수직계열화가 잘 돼 있어 이익률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가파른 면화가격 상승세도 태광산업에 호재다. 경작지 감소와 자연 재해 등의 영향으로 최근 면화값이 파운드당 100센트가 넘는 급등세를 기록, 증권가에선 합성 섬유소재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실적이 견조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번 비리 의혹이 오히려 태광산업의 저평가 국면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주가수익비율(PER)은 3.3배, 주당순자산비율(PBR)은 0.5배에 불과할 정도로 지극히 저평가돼있는 주식이다. 이는 이호진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과 자사주 비중이 높아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30~40% 불과하다는 점에 기인한다. 이처럼 폐쇄적인 지배구조는 이번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경영투명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검찰의 수사가 이뤄지면서 폐쇄적 지배구조가 개선될 경우 저평가가 해소될 수 있다는 얘기다.
조 애널리스트는 “주식 유동성이 낮은 종목은 태광산업 외에도 남양유업 등 여럿이 있는데, 결국 남양유업도 업황호조 등의 영향으로 크게 올랐다”며 “결국 주가는 기업 펀더멘탈로 귀결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외부의 견제 움직임도 꿈틀대고 있다. 과거 태광산업에서 맥없이 물러났던 '장하성 펀드(라자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도 다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이 펀드는 '이호진 회장 등 태광산업 이사들이 업무를 소홀히 해 회사에 피해를 끼치고 있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태광그룹이 인수했던 큐릭스에 대한 영업정지 등으로 확산될 경우 그룹 계열사 주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방송통신위원회 측은 “M&A 과정에서 이면계약 등 허위사실이 드러날 경우 최대 영업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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