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태광, 20년 갈등 다시 수면 위로
과거 논란까지 재조명…애경산업 딜 잡음도 겹쳐
태광 연이은 분쟁에 기업 전략 불확실성 신호 우려도

재계 59위 태광그룹이 유통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있다. 애경그룹의 모태인 애경산업을 인수한 데 이어 롯데홈쇼핑 경영권을 놓고 롯데그룹과 전면전에 나섰다.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10년 넘게 사법리스크를 겪으면서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가 이어지자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재편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 대상 기업들과 잡음이 계속되면서 유통 업계에서 '트러블메이커'로 떠올랐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경산업 애경산업 close 증권정보 018250 KOSPI 현재가 13,240 전일대비 170 등락률 -1.27% 거래량 38,151 전일가 13,410 2026.05.13 15:30 기준 관련기사 [오늘의신상]애경산업 '2080', 구취 케어 특화 가글·스프레이 '덴티리프' 2종 출시 애경산업, 태광 합병 후 첫 실적…매출 5.1% ↑ 'K-색조' 루나, 도쿄 팝업 연다…日 공략 본격화 은 최대주주가 애경그룹 지주사인 에이케이홀딩스에서 뷰티라프원과 태광산업으로 변경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뷰티라이프원은 티투프라이빗에쿼티와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특수목적법인(SPC)로, 애경산업 지분 31.56%를 보유하게 됐다. 나머지 31.56%는 태광산업 태광산업 close 증권정보 003240 KOSPI 현재가 1,058,000 전일대비 37,000 등락률 -3.38% 거래량 3,124 전일가 1,095,000 2026.05.13 15:30 기준 관련기사 트러스톤, 태광산업 주총서 0.3% 패…"소수주주 큰 승리" 태광산업 "일감 몰아주기"vs 롯데홈쇼핑 "근거없다"…경영권 분쟁 격화 트러스톤 "태광산업에 사외이사 상호추천 전면 재검토 요구" 이 갖는다.

태광그룹이 애경산업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시장의 시선은 롯데홈쇼핑 경영권 분쟁으로 쏠린다.

서울 양평동 롯데홈쇼핑 전경과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서울 양평동 롯데홈쇼핑 전경과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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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 2대주주 태광산업…롯데 계열사 통행세 의혹 파상공세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 지분 27.99%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한화섬 대한화섬 close 증권정보 003830 KOSPI 현재가 119,000 전일대비 900 등락률 -0.75% 거래량 43 전일가 119,900 2026.05.13 15:30 기준 관련기사 휴게공간 설치·스마트 출근 확대…태광그룹, 전사적 근무 환경 개선 나섰다 태광산업·대한화섬, 상반기 대졸신입 채용…19일 마감 태광산업·대한화섬, '올해의 태광인상·대한인상' 시상 (10.21%)과 티시스(6.78%) 등 계열사를 통해 총 44.98% 확보한 2대주주다. 롯데홈쇼핑의 최대주주는 롯데쇼핑 롯데쇼핑 close 증권정보 023530 KOSPI 현재가 160,100 전일대비 8,400 등락률 +5.54% 거래량 268,128 전일가 151,700 2026.05.13 15:30 기준 관련기사 "백화점이 끌고 마트가 밀고"…롯데쇼핑, 실적 개선 사이클 진입[클릭e종목] "고마워요, 외국인" 회복 넘어 성장 중인 롯데쇼핑[클릭 e종목] 영업익 70% 껑충…백화점이 견인한 롯데쇼핑, 1분기 '깜짝실적' (53.47%)이다.


양측간 갈등은 2023년부터 본격화했다. 태광은 롯데홈쇼핑이 납품업체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롯데그룹 계열사를 중간에 끼워 넣고 수수료를 취하는 구조를 문제 삼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직거래가 가능한 구조인데 불필요한 거래 단계를 추가해 계열사로 이익을 이전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공정위는 조사불개시 결정을 내렸다. 태광 측의 신고 내용만으로는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롯데홈쇼핑은 올해 1월14일 이사회에서 태광 측 이사들의 반대로 내부거래 승인 안건이 부결되자 최근 열린 롯데홈쇼핑 주주총회에서 롯데 측 이사를 기존 5명에서 6명으로 늘린 뒤인 지난 24일 이사회를 재소집해 승인했다.


[Why&Next]애경산업 품은 태광…'사돈' 롯데와 홈쇼핑 전쟁 원본보기 아이콘

이에 태광산업은 최근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 재선임에 반대하며 사퇴 요구와 함께 해임 추진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태다. 태광 측은 "김재겸 대표 해임 안건 심의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청구서를 발송했다"며 "임시주총에서도 부결될 경우 소송과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시 주주총회 날짜는 아직 미정이지만, 태광이 제기한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 해임건이 롯데홈쇼핑측에 전달된 날인 3월17일로 부터 6주 이내에 열어야 하기 때문에 4월28일 이전에는 개최될 예정이다.


반면 롯데홈쇼핑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9년간 이사회에서 문제없이 유지돼 온 사업 구조"라고 반박했다. 롯데홈쇼핑은 태광의 문제 제기를 "뒤늦은 트집잡기"로 규정하면서, "근거 없는 주장으로부터 이사회의 독립성과 의사결정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사돈 기업에서 원수로…이호진 태광 전 회장 사면 이후 '앙금' 재부상

롯데와 태광은 혼맥으로 이어졌다.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은 롯데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동생 신선호 회장의 딸과 결혼한 '조카사위'다. 하지만 양측은 2000년대 중반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 인수를 놓고 첨예하게 경쟁했다. 태광은 우리홈쇼핑 지분을 사모으며 적대적 M&A에 나섰고, 당시 우리홈쇼핑 최대주주인 경방은 지분 53%를 롯데에 넘겼다. 이후 태광은 2대 주주로서 배당 확대와 경영 견제를 요구하며 충돌이 반복됐다. 홈쇼핑 사업 특성상 재승인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경영 책임을 둘러싼 공방도 계속되며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롯데홈쇼핑 법인명이 우리홈쇼핑을 유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호진 전 회장의 사면 이후 갈등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많다. 윤석열 정부의 특별사면 이후 경영 복귀가 가능해지면서 태광의 주주권 행사가 이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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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후 배당 요구, 이사회 견제, 주주총회 대응 등에서 공세적 행보가 이어졌고,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과거 갈등에 대한 앙금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다만 태광 측은 "정당한 주주권 행사"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경영 정상화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애경산업 인수 후 롯데홈쇼핑 채널 주도권 경쟁 본격화


양사 갈등은 태광의 애경산업 인수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애경산업은 전날 사업 구조 개편과 투자를 통해 글로벌 토탈뷰티 기업으로의 전환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해 32% 수준이던 화장품 매출 비중을 2028년까지 50%이상으로 확대하고 해외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 전략 실행을 위해 조직 구조도 재편한다. 기존 화장품·생활용품 중심 체계를 메이크업, 스킨케어, 퍼스널뷰티, 홈·덴탈케어 등으로 세분화하고, 각 사업부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인다. 아울러 디지털 중심의 마케팅 조직을 별도로 운영해 국가별·채널별 전략을 지원한다.


또한 태광그룹의 홈쇼핑과 T커머스 채널을 활용해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디어 기반 신규 유통 모델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애경산업 제품을 롯데홈쇼핑 등 기존 유통망에 실어야 하는 구조에서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태광이 롯데홈쇼핑을 애경산업의 주요 유통 채널로 활용하기 위한 포석으로, 양사가 지분 분쟁을 넘어 유통 채널 주도권을 둘러싼 전략적 충돌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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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태광의 주주권 행사가 유통 전략과 맞물리면서 단순 분쟁을 넘어 사업 영역 충돌로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롯데는 경영권 방어, 태광은 영향력 확대라는 목표가 뚜렷한 만큼 갈등은 구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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