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숨고르기’ 투자패턴 변화 조짐
외국인 순매도 전환에 국내 펀드는 자금 유입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 박지성 기자]코스피 시장이 나흘간의 숨고르기를 마친 뒤 상승세를 타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자 패턴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세계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뒷받침되면서 주식시장을 끌어 올렸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패턴 변화가 속속 목격되면서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코스피 상승 주도 외국인, 변심 가능성은?=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동향에 변화가 목격되고 있다. 9월10일 이후 19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펼쳐왔지만 지난 12~13일 각각 1691억원, 1427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것. 외국인은 9월에만 6조8695억원 어치를 사들이면서 코스피 지수가 연고점을 경신하는데 기여한 일등 공신으로 '19일 연속 순매수'는 역대 세 번째의 기록이기도 하다.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점도 최근 들어 나타난 변화다. 9월 이후 현선물 시장에서 꾸준히 매수세를 보여 왔지만 10월8일 이후 선물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보이는 날이 많아졌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세계 투자자들의 선호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9월에는 한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대만 등이 상승랠리를 주도했지만 10월 들어서는 아시아 주요 시장 중 가장 부진했던 중국과 재정적자 문제로 약세를 면치 못했던 유럽국가(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들이 수익률 상위권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시장에 집중됐던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중국과 유럽을 비롯한 여타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통화가치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주요 신흥 국가들이 자국 통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며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고 있다는 게 선호도 변화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히 환율에 민감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경우 더욱 차익실현 욕구가 클 수 있다.
◆기다렸던 펀드 투자자, 이제 매수?= 변화의 움직임은 펀드시장에서도 감지된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국내주식형펀드에 31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지수 부담이 상당한 수준였음에도 불구하고 펀드매수를 결정했다는 의미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지난 7일 월중 최대치인 2941억원의 자금이 순유출 됐고 이후 순유출이 점차감소해왔다.
김태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13일의 순유입이 추세적 전환이라고는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의미있는 변화의 조짐이 시작됐다고는 이야기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증시의 상승세가 강하다고 판단하고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펀드자금이 다시 유입으로 돌아선다면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화되는 경우에도 시장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펀드가 본격 매수세로 전환된다면 환매부담을 떨쳤다는 점에서 증시에 긍정적인 동력이 될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소외됐던 코스닥의 부상=코스닥 시장의 부상도 최근에 나타난 변화 중 하나다. 코스피가 '사상 최대 시가총액' 기록까지 갈아치우며 2년10개월만에 1900을 넘어서는 동안 코스닥 시장은 철저히 소외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준바 있다.
코스닥 지수는 10월 들어 2.40% (10월14일 종가기준) 오르며 500선에 안착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은 1.44%다. 코스피 시장이 오름세를 이어오면서 가격 부담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이제 코스닥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코스피 시장과 달리 코스닥 시장에서는 매수와 매도를 반복해오던 외국인 투자자도 최근 3일 연속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수급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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