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F1 D-7] F1 우승보다 더 힘들다는 그것은···
[아시아경제 지선호 기자]예선 1위라는 뜻의 F1(모터스포츠 포함) 용어는 ‘폴 포지션(PP)’이다.
PP는 지난 60년 동안 F1을 거쳐 간 드라이버 중 단 93명만 차지해 우승을 하는 것보다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결선은 드라이버보다는 경주차의 성능에 좌우되지만 예선은 드라이버에게 더 비중을 두기 때문이다.
미하엘 슈마허(현 메르세데스GP)가 이 부문에서 총 68회의 폴 포지션을 기록하면서 가장 윗줄에 이름을 올렸다. 91년 F1 제11전 벨기에 그랑프리에서 ‘조던 팀’으로 데뷔한 슈마허는 42경기만인 1994년 F1 제4전 모나코 GP를 시작으로 2006년 개막전 호주 GP에서 당시까지 기록 보유자인 아일톤 세나와 같은 65회에 도달했다. 슈마허는 이 해 세 차례 더 PP를 잡은 68회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올 시즌 복귀했으나 아직은 경주차의 속도가 더뎌 기록 경신이 힘겨워 보인다. 265경기에 참가해 68PP를 획득한 슈마허의 성공률은 25.7%로 이 부분은 7위에 랭크됐다.
94년 산마리노의 별로 진 세나는 통산 우승이 41회에 불과해 슈마허(91승), 알랭 프로스트(51승)보다 뒤진 41승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세나를 60년 F1 GP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드라이버로 꼽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폴 포지션에 관한 기록 때문이다. 84년 데뷔한 세나는 158경기에 참가해 65회나 PP를 따내 40.1%라는 놀라운 성공률을 보였다. 뒤를 잇는 짐 클라크와 프로스트가 33회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정도 앞선 수치다.
세나는 연속 PP 분야에 있어서도 단연 돋보인다. 88년 제14전 스페인에서 89년 제5전 미국 GP까지 8연속, 90년 제14전 스페인에서 91년 제4전 모나코까지 7연속, 88년에는 1~6전, 11~16전 등 두 차례 6연속 PP를 잡아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런 맹활약을 통해 거의 모든 서킷에서 폴 포지션을 획득한 세나에게 ‘서킷의 황제’라는 너무나 당연했는지 모른다.
성공률 부문은 F1 5회 월드 챔피언에 이름을 올린 후안 마뉴엘 판지오가 독보적이다. 51경기에 참가한 판지오는 모두 29차례나 PP를 따내 56.9%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63년과 65년 월드 챔피언 짐 클라크는 73경기에서 33PP(성공률 45.2%)로 2위에 랭크됐다. 알베르토 아스카리 14PP(32경기, 성공률 43.8%)와 세나가 65PP(158경기, 40.1%)로 뒤를 잇고 있다.
현역으로 활동하는 레이서 중 슈마허를 제외하면 2005~2006년 월드 챔피언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가장 많은 20PP(155경기, 12.9%)를 기록하고 있다. 2008년 월드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맥라렌)이 18PP(67경기, 26.9%)로 추격하고 있고, 필리페 마사(페라리) 15PP(131경기, 11.5%), 루벤스 바리첼로(윌리엄즈) 14PP(303경기, 4.6%) 등이 줄을 이었다.
데뷔전에서 PP를 기록한 드라이버는 1996년 개막전 호주 GP의 자크 빌르너브를 포함한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최연소 PP의 주인공은 세바스찬 베텔(레드불)로 21세 72일 때인 2008년 F1 제14전 이탈리아 GP에서 달성했다. 최고령 PP는 쥬세페 파리나가 47세 78일에 세운 것으로 기록됐지만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이다.
한편 현재까지 PP를 따낸 드라이버들은 1~10회까지 63명, 11~20회 미만 21명, 21~30회 미만이 6명이다. 30회 이상을 넘긴 드라이버는 슈마허를 포함한 5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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