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기 동반성장시대]대형유통업체 감독·감시 기능 대폭 강화
<4>유통업종 공정화 거래법률 제정 추진
대형유통업체·중소납품업체 거래 별도 공정거래법 추진
대규모 소매업 고시 '법률'로 격상…中企애로사항 해결되나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지난달 발표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대책에 대해 중소기업계가 전반적으로 실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공정사회 기반이 중요하다' 등 화려한 수사에 비해 이렇다 할 제도가 마련된 부분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계가 그나마 반기는 부분은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 납품업체간 불공정거래를 감시할 수 있는 제도가 강화된다는 점이다.
이번 대책에는 기존까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아래 고시에 머물렀던 내용을 별도의 관련 법률로 만들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관련 법률이 새로 생기는 만큼 감시기능은 한층 강화되고 각종 처벌규정도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고시에서 법률로" 상징성·처벌수위 높아진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 및 관계 부처에 따르면 새 법률은 기존 관련 고시인 '대규모 소매업에 있어서의 특정불공정 거래행위의 유형 및 기준'을 토대로 해 제정된다. 세부적인 내용은 공정위 기업협력국(가맹유통과)에서 조율하며 관련 상임위는 국회 정무위원회가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김만환 가맹유통과장은 "기존 고시 내용을 바탕으로 추가 및 수정, 보완할 부분을 검토중"이라며 "같이 발표된 동반성장대책 다른 분야와 기존 하도급법 관련 법률도 참고한다"고 설명했다.
현행 고시는 크게 10가지 정도를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이 부당한 반품이나 감액, 대금지급 지연, 강요행위 등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이밖에 대형 유통업체가 부당한 사유를 들어 수령을 거부하거나 판촉비 강요, 부당한 계약변경 등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각종 행위들도 하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 각종 계약과정에서 서면계약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선 이같은 규제들이 실효성을 지니는지에 대해 의문의 목소리가 높다. 고시로 규정된 만큼 각 위반사항에 대해 세부적인 제재안들이 마련되지 않은데다 관련 실태조사도 미흡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매년 서면조사와 현장조사를 겸하고 있지만, 구매력을 앞세운 대형 유통업체에게 당당히 맞서기란 쉽지 않다.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실은 "홈쇼핑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83%가 방송을 일방적으로 중단시켰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다른 분야도 비슷한 실정이다.
◆유통업도 하도급거래로 인식… 中企기대감↑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은 대책발표 당시 "이번 기회에 유통과 관련된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 이와 관련된 규범적인 환경을 대폭적으로 제고하고, 강력한 법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조업, 건설업종 위주로 구성된 하도급 거래 관련법을 토대로 유추해보면, 이번에 제정될 대규모소매업 거래 공정화 법률(가칭)은 각 위반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처벌규정과 더불어 분쟁조정협의회 등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하도급법에서는 벌금·과태료, 상습법 위반자 공표, 양벌규정에 관한 조항도 있다. 이번 대책에 대해 핵심이 빠졌다고 아쉬워하는 중소업계도 이 사안에 대해서만큼은 반기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획기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반해 롯데,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겉으로 표현은 못하지만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지 않겠냐"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개정된 고시 내용을 통해서도 어떤 법안이 나올지 유추해 볼 수 있다. 지난 2008년 공정위는 롯데, 현대 , 신세계 등 백화점 3사가 부당한 방법으로 납품업자의 매출정보를 얻었다는 이유를 들어 과징금을 부과한 적이 있다. 이후 부당한 경영간섭행위를 금지했으며 동시에 명절용 선물세트 같은 신선농산물을 반품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게 했다. 한 백화점 입점업체는 "예전처럼 매출 관련 자료를 무리하게 요구하는 일은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별도 조정협의회가 생길 경우 부당행위에 대한 신고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기존까지 외식, 교육서비스 등 일부 가맹사업에 국한됐던 표준계약서도 만들어져 거래과정에서 명문화된 규정이 효과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만환 가맹유통과장은 "지난 7월자로 완성된 가맹거래 계약서를 유통업종에 확대해 특정거래 방식에 관한 매입 거래 계약서 등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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