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일본은행(BOJ)이 추가 양적완화정책을 발표하자마자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통화전쟁에 대한 위험성을 다시 한번 경고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칸 총재가 “세계 각국이 환율을 자국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하다면 환율전쟁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정치적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확산되기 시작했다”면서 “이런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진다면 전세계 경제 회복에 매우 심각한 위험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칸 총재는 지난달 28일 “일본이 테이프를 끊은 세계 각국의 자국 통화 가치 절하 움직임은 세계 경제에 큰 위험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서 “미미한 수준에서 외환 시장에 개입한다면 효과를 볼 수 없고,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무역 상대국이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환율전쟁의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G4(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의 주도로 발발한 통화전쟁은 이미 신흥국들에까지 확산된 상태다. 지난달 27일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국제적 통화 전쟁이 발발했다”고 선언하며 “필요할 경우 헤알화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환율전쟁에 동참했다. 브라질은 단기성 투기자금에 부과하는 금융거래세를 4%로 두 배 인상하며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다. 태국은 자국민의 바트화 해외 송출 규모를 종전 50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로 확대할 방침이고 한국과 대만은 최근 환율 시장 개입을 시사했다. 인도의 경우 지난 4월 해외 자금 유입을 규제하기 위해 토빈세의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도 싱가포르, 아르헨티나,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스위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환시 개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일본이 전일 추가 양적완화정책을 내놓으며 환율 전쟁에 기름을 부었다.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 수준까지 내리고 국채 및 채권 매입 규모를 35조엔까지 늘린 것. 또한 일본은 미국 및 유럽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5일 환시개입에 이어 엔화가 추가 상승한다면 환시에 또다시 개입할 뜻을 내비쳤다. 호주 역시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5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소극적 의미에서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했다.


이밖에도 미국은 오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보이며 EU와 영국 등도 가까운 시일 내에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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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놓고 벌이고 있는 중국-미국 및 EU의 갈등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EU는 지난 4일 열린 아셈(아시아·유럽 정상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촉구했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는 것. 그러나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환율의 안정성을 강조하며 위안화 절상을 사실상 거부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형성됐던 국제 공조 체제가 사실상 와해됐다”면서 “하반기 경제 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나부터 먼저 살자’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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