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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강북지역 전셋값, 이유는 달라도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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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는 '실종', 전셋값은 '급등'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 정부의 강도높은 '8·29 부동산 거래대책'이 발표된지 한달, 부동산시장은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한강르네상스·용산역세권개발 수혜지역으로 주목받는 용산과 강북의 노른자위 학군으로 통하는 노원구를 찾아보니 거래는 뚝 끊긴 채 급매물만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신 전셋값 오름세는 확연했다. 용산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기대심리는 있지만 수요자들에게는 통하지 않는것 같다"면서 답답함을 호소했다. 부동산 정보업체의 통계치를 봐도 아파트 매매가는 떨어지고 전셋값은 오르는 현상이 짙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은 2005년 4분기 수준인 40%대에 근접했다. 9월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값 비중은 39.8%로 2005년 4분기(41%) 이래 4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 집값 비싸 전세가율 낮아...작은 평형 '인기'
 ^ 용산은 역세권 개발 호재로 집값이 비싸 매매값 대비 전세값이 낮다. 사진은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통합개발될 D아파트 전경.

^ 용산은 역세권 개발 호재로 집값이 비싸 매매값 대비 전세값이 낮다. 사진은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통합개발될 D아파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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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강북지역이라도 매매가 대비 전세값 비중은 차이를 보였다. 대표적인 지역이 역세권 개발로 호재를 맞은 용산이다.
용산은 서울시 25개 구 가운데 19개 구가 전세가율이 40%를 넘은 데 비해 강북에서 유일하게 30%대(32.6%)에 머물렀다. 이번에 역세권 개발지역에 포함된 이촌동은 전세가율이 30.6%(KB시세, 2010.9.17)로 더 낮다.

용산구 서부이촌동의 한 아파트 벽면에는 역세권 통합개발을 반대하는 플래카드로 어수선했다. 낡은 간판, 좁은 골목, 정리되지 않은 전기줄 등이 아직 미개발지역임을 짐작케 했다.

서부이촌동 내 대림·성원·동원 등 한강변 아파트들은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함께 개발되면서 보상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인근 P 부동산의 관계자는 “통합개발 하면 집값을 시세에 반도 안 쳐주고 이사비만 준다고 하니 집주인들이 반대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개발이 안 된 지역이라 단군 이래 최대 31조 사업에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집값에는 호재”라고 말했다.

용산의 전셋값은 가을 이사철같은 계절적 요인보다 개발 호재에 영향을 받고 있었다. H1부동산 관계자는 “한강변 아파트들은 전세로 30평대가 1억8000~2억2000만원 대로 올랐다”면서, “전세는 실수요자에 맞춰져 있어서 외부 사람보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세물량이 달리는 것은 용산도 마찬가지였다. H2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20평대만 많이 물어보는데 물량이 없다”며 답답해 했다. 용산 주변에 직장을 둔 사람들과 신혼부부들 수요가 많은 것을 좇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강과 인접한 아파트라는 용산지역의 장점을 강조하면서 “급매물로 한강보이는 30평대 아파트가 있으니 이참에 아예 사두면 오를 것”이라고 권하기도 했다.

노원 중계, 학군 전세수요 꾸준.. 매물 나오는 대로 사라져
 ^ 노원 중계는 꾸준한 학군수요로 매매값 대비 전세값이 높다. 사진은 중계 시영2차(무지개)아파트 근처로 학교와 과외전단지가 눈에 띈다.

^ 노원 중계는 꾸준한 학군수요로 매매값 대비 전세값이 높다. 사진은 중계 시영2차(무지개)아파트 근처로 학교와 과외전단지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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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 중계지역은 전세가율이 47.2%(9월17일 기준 KB시세)지만 ‘강북 8학군’으로 불려 교육여건이 좋은 지역이다. 매매가 실종된 가운데 꾸준히 학군수요와 신혼부부가 유입되면서 전셋값은 상승하고 있다.

중계동 아파트 단지는 학교를 ‘품고’ 있는 게 특징이다. 비교적 작은 평형대의 시영아파트에서 은행사거리 중대형아파트까지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가 단지 내에 있거나 버스 정류장 역이름일 만큼 많다.

인근에 산(불암산·수락산·도봉산 등)도 많고 근린공원도 조성돼 있어 생활환경이 쾌적하다.

매매가가 많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거래가 멈추고 전세수요만 늘고 있다.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의 H부동산 관계자는 “아직 높았던 집값이 다 빠진 것은 아니며 급매물만 몇 천씩 내려서 팔리고 다시 가격은 움직이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전셋값이 올라 가만히 있는 매매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뜻이다.

가을 이사철 학군수요에 대해서도 “학군수요는 즉시 닥쳐서 오는 게 아니라 1년 전, 몇 개월 전에 온다. 여름·겨울 방학 전에 반짝하지만 지금은 매물자체가 없어서 거래도 없다”며 ‘거래가뭄’을 전했다.

다른 지역의 전셋값도 오르면서 재계약하려는 세입자도 많은 양상이다. 시영1차 아파트 인근 G부동산 관계자는 “어차피 나가봐야 다른데서 전세 구하기가 어려워 재계약이 늘어났다”면서, “여기는 작은 평형에 저렴해서 전세는 나오는 대로 즉시 빠진다”고 말했다. 전셋값도 평형 별로 1000만~3000만원 상승했다고 한다.

실수요자라면 내 집 마련 기회될 수 있어

최근 전셋값 상승은 집값 하락을 예상해 잠재적 매수자들이 매매를 하지 않고 머물러 있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지적이다. 보통 전셋값이 매매가의 50%를 넘기면 아예 집을 사려는 수요가 생기기 마련인데 아직까지 매매 거래는 잠잠하다.

거래 자체가 없다 보니 일부 매도자가 내놓는 저가의 급매물이나 소형 실수요 거래만 형성돼 매매가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집값이 덜 떨어졌다고 생각해서 매수타이밍을 늦추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라면 전세값이 급등하는 가운데 매매가는 떨어지는 현 상황을 내 집 마련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부동산거래정보업체 스피드뱅크의 조민이 리서치 팀장은 "급매물 등 물건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고를 수 있는 찬스로 여겨진다. 다만 앞으로 금리 인상 변수가 있으므로 자금 계획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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