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후보 내정에 재정부 웃는 이유?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아이고, 미안합니다. 장관님을 너무 오랜만에 뵈어서…."
16일 오후 12시 40분. 기획재정부 주영섭 세제실장이 과천의 한 음식점으로 부리나케 걸어들어왔다. 기자들과의 점심 자리, 손님을 청해놓고 늦은 그는 겸연쩍은 기색이 역력했다.
평소 '교과서'로 불리는 주 실장이 지각을 불사한 건 장관 보고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바쁜 윤증현 장관이 총리직까지 두 사람 몫을 하다보니 좀체 보고할 시간을 잡기 어려웠다. 간신히 엿본 짬이 점심시간. 장관도 실장도 끼니를 미뤄가며 결재서류에 매달렸다. 재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선 요사이 "장관께 보고하려면 번호표를 뽑아야 한다"는 우스갯 소리가 돌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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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풍경은 곧 사라질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김황식 감사원장을 새 국무총리 후보로 내정해서다. 윤 장관은 지난 달 정운찬 전 총리 사임 이후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까지 낙마하자 한 달 넘게 총리대행 짐을 져왔다. 이제 총리대행 꼬리표를 떼면 단출하게 재정부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 국회의 총리후보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표결 절차가 남아있지만, 야당쪽 분위기도 괜찮아 곧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직원들은 총리후보 내정에 반색하고 있다. 재정부의 한 과장은 "보고 순서를 기다리며 대기자가 줄을 서있던 장관실 앞 풍경도 곧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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