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인, 무늬만 큰손?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중국 기업인들이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큰손'으로 불리지만 정작 기부에는 인색해 '무늬만 큰손'이라는 비난을 또 면치 못하게 됐다.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춘'은 '오마하의 현자' 워런 버핏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오는 29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부의 사회 환원'이라는 주제 아래 마련한 만찬을 앞두고 중국 기업인들이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버핏과 게이츠는 세계 기업인들에게 재산의 절반을 자선사업에 쏟아부으라고 설득 중이다.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의 징창 홍보 담당자에 따르면 초대 받은 기업인 50명 가운데 몇몇은 전화를 걸어와 기부하지 않아도 되는지 조용히 확인했다. 만찬에 참석할 경우 기부서약에 서명해야 하는지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포춘은 중국 기업인들이 자국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부호 리스트 발표로 유명한 후룬(胡潤) 보고서에 따르면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ㆍ개방 이후 지난 30년 사이 중국 백만장자는 약 87만5000명으로 늘었다.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인 절대 다수는 한 달에 100달러(약 12만 원)가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간다. 빈부차가 극심한 것이다.
중국 기업인 대다수는 소규모 가족 사업으로부터 출발했다. 이들은 그 동안 벌어들인 재산을 가족이 소유하고 가족에 재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보통이다.
자선의 의미를 달리 해석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포브스가 중국 최고 부자로 선정한 음료업체 와하하의 쭝칭허우(宗慶後) 회장은 "투자로 더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사회가 더 부유해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진정한 기부"라고 말했다. 쭝 회장은 바쁘다는 이유로 버핏과 게이츠의 만찬 초대를 거절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아직 미미하지만 의미 있는 움직임도 싹트고 있다. 장쑤황푸자원재활용유한공사의 천광뱌오(陳光標) 회장은 지난 7일 전재산 6억6000만 달러를 자선사업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세상을 떠날 때 기부야말로 신성하고 위대한 일"이라며 "죽을 때 남겨진 재산이 있다면 수치스러울 것 같아 절반 아닌 전부를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포춘과 가진 회견에서 "기부 서약을 공개한 것은 버핏ㆍ게이츠와 가질 만찬에 대한 반응이 미미했기 때문"이라며 "중국 기업인들의 사회 기부가 아직 미미하지만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중국 50대 기부자가 사회에 내놓은 돈은 총 12억 달러다. 이는 사실 미국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2004년의 무려 8배에 달하는 규모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