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제2차 저출산ㆍ고령화 사회 기본계획'은 고육책인데도 나오자마자 재계와 여당 등의 공격을 받는 희한한 대책이 됐다. 또 227건이나 열거했지만 소요 예산도 밝히지 않아 이 대책의 실효성까지 도마에 올랐다. 사실 올해 말로 끝나는 지난 5년간의 제1차 기본계획은 수십조원을 쏟아부었어도 별 효과가 없었다. 출산율이 2006년 1.13명에서 지난해 1.15명으로 1차 기본계획이 종료됐을 때의 목표출산율 1.6명에도 한참 못 미친다. 따라서 다급한 심정의 정부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다.
정부는 이번에 맞벌이 가정과 베이비붐 세대 등을 보다 배려했다. 자녀를 키우는 직장 여성에게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을 주었다. 배우자의 출산휴가도 무급 3일에서 유급 3일로 바꾸고 육아휴직 급여는 50만원 정액제에서 100만원 한도까지 늘리기로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당장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검증되지 않은 선심성 규제를 새로 만들거나 강화해 기업의 인력운용을 제약하고 고용창출 능력마저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은 심각한 노사갈등을 일으킬 기폭제가 될 여지가 많다고 주장했다. 또 선진국의 경우 육아휴직은 무급인 데 반해 한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유급으로 도입하는 것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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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저출산 92개 과제 중 신규과제는 17개밖에 되지 않고 각 부처 간 협조 미흡으로 구심점이 될 만한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며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육아휴직 급여 개선책이 고임금자만 혜택을 받는 제도라는 비판도 나왔다.
무엇보다 재계의 반발은 기업이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5년 전 발표한 대책 역시 그런 한계로 인해 겉돌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책이라면 빈말에 그치고 마는 것이다. 일부 정부 부처나 국민들까지도 시큰둥하다면 효과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 출산대책의 요체는 자녀 출산 및 양육비용을 줄여주고 임산부가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게끔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줄기로 삼아 정부는 부처 간 의견을 조율하고 재계 등의 의견을 들어 대책을 좀 더 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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