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대통령 직속 심의기구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를 연간 14조원에 이르는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의 편성ㆍ조정권을 갖는 장관급 행정위원회로 바꾸는 방안이 추진된다고 한다.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하는 과학기술부가 사실상 부활하는 셈이다.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깊어지고 정보기술(IT) 산업이 위기를 맞는 등 과학기술 분야가 침체된 원인이 정책 컨트롤타워가 없는 때문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 주말 국과위를 방송통신위와 같은 '중앙행정기관형 행정위원회'로 강화하는 '연구개발 거버넌스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비상설기구인 국과위를 직원 150명 규모의 독립된 행정부처로 바꾸는 게 핵심이다. 방안이 확정되면 국과위가 인사권과 정책 집행권 및 연구개발 예산의 편성ㆍ조정권을 갖게 된다. 과학기술 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셈이다.

현 정부는 출범하면서 작은 정부를 명분으로 교육부와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를 합쳐 '교육과학기술부'를 만들었다. 그러나 당초 의도와 달리 여러 문제점이 불거졌다. 교과부가 '공교육 정상화' 등 교육 현안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과학기술정책은 홀대를 받은 게 사실이다. 정보통신분야 등에서는 부처 간 갈등도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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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늦게나마 문제점을 인정하고 과학기술 행정체계를 개편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하지만 아직 걸림돌이 많다. 가장 핵심이 되는 예산권의 경우 과학기술계는 R&D 예산에 대한 기획ㆍ편성ㆍ조정ㆍ평가권을 모두 국과위에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등 일부 부처는 반대하고 있어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국가연구개발원(가칭)으로의 통합에 반대하는 26개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예산 조정권이 없다면 컨트롤 타워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아울러 교과부에 큰 방향의 과학기술 기획 업무를 그대로 두겠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기왕에 과학기술정책의 컨트롤 타워를 만들겠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처를 신설, 예산권을 갖고 과학기술 정책 전반을 책임지도록 하는 게 낫다. 과학기술은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이다. 부처 간 밥그릇 싸움이나 과학계의 폐쇄성 등으로 인해 과학기술이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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