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7월 주춤했던 유로존 부실 국가 채권 매입에 다시 나서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ECB는 이번주에만 1억~3억유로 규모의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국채를 매입했다.
ECB가 유로존 재정안정기금이 구축된 지난 5월 이후 현재까지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에 투입한 국채매입 자금은 총 610억유로에 달한다.
ECB의 국채매입에 힘입어 국가부도 위기에 처했던 포르투갈, 폴란드의 국채 발행은 성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전보다 높은 금리에 국채를 발행하기는 했지만 입찰 수요를 반영하는 응찰률은 3년물과 10년물이 각각 1.9배와 2.6배를 기록하며 비교적 높은 수요를 드러냈다.
폴란드도 2015년 4월 만기 국채 발행을 통해 36억즐로티를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발행에는 2008년 이후 최대 수요가 몰렸다.
◆불안에 떨던 유럽 일단 안도=재정위기에 몰린 포르투갈과 폴란드가 국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유럽의 재정 불안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돼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유럽증시는 영국(0.41%) 프랑스(0.92%) 독일(0.76%) 폴란드(2%) 등이 상승세로 마감했다. 파이오니아 인베스트먼트의 로베르토 캄파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럽 시장에서의 국채 발행 소식이 시장에 안도감을 주고 있다"며 "경기회복세 지속에 대한 비관과 서양 시장의 더블딥 우려로 리스크 선호와 기피 성향이 빠르게 교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즈의 행크 포츠 주식브로커는 "시장이 매우 변덕스러운 상태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뉴스에 상대적으로 큰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매우 민감한 상태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ECB가 다시 국채를 매입한 것에 대해 여전히 재정적자 위기를 인식하고 있으며 아직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즈의 도메니코 크라판자노 유로화 담당 헤드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한 유로존 재정 위기에 희망을 품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위기가 끝나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HSBC의 스티븐 메이저 채권담당 헤드는 "많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유로존 재정 취약국의 국채를 매입하기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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