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건전성 정책기구 설립되나
주요국들 논의 중…중앙은행·금융감독기구가 함께 정책 결정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미국·영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은 국제 금융위기를 계기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수행할 때 중앙은행 및 감독기구가 함께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통합기구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정책 방향에 맞춰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각 나라들도 그 흐름에 따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데다 각 나라별로 상황이 달라 통합기구 설립에는 적잖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3일 서울 테헤란로 소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와 금융안정위원회(FSB) 공동 주최로 열린 '신흥국 금융개혁 콘퍼런스'에서 '금융안정을 위한 거시건전성 정책(Macro-prudential Policy as a New Ground for Financial Stability)'을 주제로 연설하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 영국은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금융감독원에 해당하는 금융감독청(FSA)을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산하기구로 통합키로 했다.
이 같은 통합기구 설립은 주요국들뿐 아니라 향후 세계적인 흐름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김 총재는 "새롭게 등장할 거시건전성 정책기구는 시스템 리스크를 분석·평가하고 거시건전성 정책 수단의 선택과 행사 여부 등을 결정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동안 세계 금융당국은 미시적 측면에서 개별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감시·감독해 금융기관의 경영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며 "그러나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에는 시장규율이나 미시건전성 정책만으로 금융안정을 달성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거시건전성 정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G20 및 FSB 등을 중심으로 거시건전성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경기순응성의 완화 및 중요 금융기관(SIFI)의 규제·감독 강화에 중점을 둔 새로운 정책 수단들이 제시되고 있다.
경기대응적 완충자본과 미래지향적 충당금, 손실보전 완충자본 도입, 유동성 기준 강화 등이 그것이다. 바젤위원회(BCBS)의 바젤Ⅲ 규제안이 대표적이다.
김 총재는 "신흥국이 안고 있는 금융체계의 구조적 취약점 해소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신흥국의 경우 외국자본 유출입의 경기순응성 완화 및 외화부채 관리 등 외환건전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G20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금융안정망(GFSN) 설립을 제안하고 국제통화기금(IMF)와 함께 '탄력대출제도(FCL)' 개선 및 '예방대출제도(PCL)' 신설 등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최근 IMF는 FCL의 대출 한도를 폐지하고 승인 후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기한을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했다. 또 IMF 쿼터의 1000%로 한도로 '예방대출제도(PCL)'도 도입키로 했다.
김 총재는 "거시건전성 정책이 확고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도입 과정에서 금융산업의 역동성이 제약되지 않도록 유의하고 규제차익 추구행위가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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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거시건전성 정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경기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간의 연계성 파악 등이 요구된다"며 "따라서 최종대출자인 중앙은행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거시건전성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거시건전성 정책의 중립성·투명성 보장은 물론 미시건전성 정책과의 균형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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