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호화청사 부실, 근본부터 파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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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 태풍 '곤파스'가 안겨준 상처는 만만찮다. 거센 바람에 가로수가 통째로 뽑히고 신호등이 쓰러져 출근길이 마비됐다. 집중호우는 다돼가는 농사를 망쳤다.


호화청사로 불리는 성남시 신청사도 '곤파스'의 피해를 입었다. 외벽 천정마감재인 알루미늄 패널이 약 700㎡ 가량 떨어져 나갔다. 가로·세로 45㎝ 크기의 알루미늄 패널 수백장이 최고 초속 35m의 바람에 날려간 것이다. 성남시 신청사는 지하2층, 지상9층짜리로 공사비만 3222억원이나 들인 고급청사다. 더욱이 지어진지 10개월밖에 안되다 보니 즉각 부실시공 논란을 불렀다.

성남시는 곧바로 "시공사를 상대로 법적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정도의 바람에 뜯겨져 나가도록 설계기준이 돼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국토해양부가 정하는 내풍기준이 적용됐다는 이 청사는 초당 25m의 바람을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 태풍에 의한 강풍이나 돌풍 등을 감안할 때 터무니없는 기준이 적용된 셈이다. 2003년 태풍 매미는 초속 60m의 강풍을 기록했다. 곤파스도 군산과 서산 등지에서 40m가 넘는 강풍을 동반했다. 초속 30m의 바람은 일반 건물 지붕을 날릴 정도의 위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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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태라면 태풍이 몰아닥칠 때마다 성남시청사 외벽은 성하지 못할 것이란 결론이 나온다. 내풍기준대로 한다면 10m 높이의 건물은 기본풍속을 초당 30m로 하고 40m 건물이면 초당 60m로 해야한다. 시공사는 성남시가 제시하는 기준대로 건축했고, 그 기준은 25m 수준였다는 것이다. 그래놓고 성남시는 대뜸 부실시공 운운하며 책임을 시공사로 돌리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2005년 일본에서는 부실 건축이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 기술자가 강력한 지진이 빈번한 일본에서 건축된 수십개 동의 건물에 철근 등을 기준에 부적합하게 설계, 시공토록 했던 것이 탄로난 것이다. 일본은 즉각 부실건축 건물의 사용을 금지하고 설계자를 처벌했다. 원인을 파악하고 신속한 후속조치를 하는 일본과 시공사의 부실시공 의혹부터 제기하는 우리는 한참 다르다.


소민호 기자 s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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