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용도가 낮은 금융기관은 높은 금리를, 신용도 높은 금융기관은 낮은 금리를 주는 것이 상식이다. 요즘 이런 상식이 깨져 일부 은행의 예금금리가 연 4.6%에 달하면서 저축은행의 3%후반에서 4%대 초반을 앞지르고 있다. 아직은 크게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런 금융기관 간 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될 경우 금융기관 간의 대규모 자금 이동 등 시중 자금 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물론 최근 은행의 상대적인 고금리는 일부 은행들이 특판 예금이라는 형식으로 올 가을 만기가 돌아오는 과거의 고금리 자금을 잡아두려고 올리는 경우가 많긴 하다. 반면 서민 금융기관으로 자리잡은 저축은행들은 자금을 굴릴 데가 마땅치 않아 선뜻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어 영업도 위축되는 실정이다.

은행 예금은 지난달 12조4300억원에 이어 이달들어서도 17일 기준으로 4조9000억원이 늘어 은행으로의 자금 집중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저축은행의 돈이 은행으로 빠져나가 자금난이 초래될지도 모른다.


더욱이 문제는 최근 들어 시중 자금의 단기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점이다. 지난 6월 말까지 은행 정기예금 잔액 가운데 6개월 미만의 단기자금이 15%로 작년 말 12.9%보다 높아졌으며 요즘도 단기화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자금의 단기화 현상은 통화당국이 올 들어 출구전략을 강력 시사한 데 따른 반응이다. 금리 인상이 예상되니 돈을 단기로 굴리다 여차하면 더 높은 금리로 갈아타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단기자금이 과중하게 되면 금융기관 역시 대출도 단기적으로 돌릴 수밖에 없어 산업자금 조달에 문제가 올 수 있다. 더욱이 최근 국고채에 중국 등 외국인 매수세가 몰려 채권금리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시중 부동자금으로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 금리와의 격차가 커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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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국내에서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이지만 세계적으로 경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더블 딥'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일 경기침체가 다시 온다면 올려 놓은 예금 금리로 은행은 경영에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통화당국은 안팎의 경제여건을 주시하며 출구전략과 관련한 금리 정책에서 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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