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29세의 체코인 잔 메즈릭씨는 지난 4월 홍콩에서 '스트레칭' 트레이너로 일자리를 구했다. 홍콩에서 그는 튼튼한 직장을 얻었을 뿐 아니라 요가 지도교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교육의 기회도 얻게 됐다. 런던의 홍보대행사에서 일했던 샤자드 모아벤은 홍콩 주얼리 업체 카넷의 홍보 디렉터로 발탁됐고, 변호사 샤롯 섬너 역시 새로운 기회를 찾아 아시아 행을 택했다.
금융위기로 미국과 유럽의 고용한파가 극심한 가운데 구직자의 아시아행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 보도했다. 위기 이전에는 아시아에 눈길조차 주지 않던 업종에서도 일자리를 찾는 발걸음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중국과 인도, 한국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시아 국가가 미국, 유럽 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을 하면서 글로벌 기업이 아시아 지역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데다 이 지역의 글로벌 인력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홍콩 소재 채용 전문회사 앰비션은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에서 취직을 원하는 미국과 유럽 구직자들이 제출한 이력서 건수가 지난 2008년 이후 20~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앰비션은 "매달 회사에 접수되는 600개여 건의 이력서 가운데 이들의 비중이 3분의 2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온라인 채용전문회사인 이파이낸셜커리어도 "지난해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취직을 원하는 구직자 수가 전년 대비 50%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구직자들이 최근 아시아 지역으로 몰려드는 이유는 이들 국가의 높은 실업률 때문이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서 홍콩으로 옮겨와 홍보 전문업체 버슨-마스텔러 취업에 성공한 로렌 콴은 "미국에서 취업은 안되고 직원들이 해고되는 일들을 보아왔다"며 "그래서 시야를 넓혀 다른 국가에서 취업을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의 실업률은 각각 9.5%, 8%에 달하며 스페인은 19.9%까지 치솟았다. 반면 홍콩은 4.6%, 금융허브 싱가포르의 화이트칼라 실업률은 2.2%에 불과하다. 호주도 실업률이 5.1%로 최근 18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후 글로벌 전 지역으로 금융위기가 확대되며 아시아 지역에서도 전문가 수요 감소 및 글로벌 기업 철수 등으로 일자리가 줄었지만 타격은 미국,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작았다. 최근 회복 속도도 빨라지는 추세다.
글로벌 인력 컨설턴트업체인 허드슨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고용을 계획하고 있는 홍콩 기업의 수는 199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본토와 홍콩기업의 3분의 2가, 싱가포르에서도 57%의 기업이 3분기에도 고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 유럽 구직자들이 아시아에서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NYT는 전했다. 고용주들은 구직자의 경력 사항을 꼼꼼하게 챙기고 언어 실력과 아시아 지역 문화에 대한 이해까지 다각도로 평가, 눈높이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인이 선호하는 일자리인 마케팅과 투자은행, 자산운용 등의 업종에서 이 같은 특징이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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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금융 관련 회사를 운영하는 매튜 홀리 대표는 "고용주들은 앉아서 교육이 필요한 초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좋은 자질을 갖춘 현지 인력들도 많기 때문에 현지에서 취업을 원하는 미국, 유럽 구직자들은 특별한 기술을 협상 테이블에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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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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