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제 고객 수익률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추가 수익 못 받더라도 마음 편하게 원금보장 ELS나 채권 판매하는 게 나아요."

증권사 영업직원 A씨의 하소연이다. A씨는 지난 2005년 국내의 한 증권사에 입사해 수년간 각종 투자 상품을 고객들에게 판매해 왔지만 요즘같이 불안한 심정일 때가 없었다. 바로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자문형 랩 어카운트' 때문이다. 고객들은 창구 앞에 서자마자 랩 관련 투자 문의를 하고 회사 측에서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유도하고 있지만 '지금 이 상품을 권유하는 게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증권사 일임형과 자문형을 포함, 랩 시장 규모는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7월 들어서도 이 같은 유입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가 각 증권사와 은행, 운용사까지 랩 시장에 줄줄이 뛰어들고 있어 몸집은 더욱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랩 판매 실적을 공문을 통해 정성평가에 반영하는 등 다소 강압적인 프로모션까지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시장의 과열 양상에 대해 업계 일선에서 뛰고 있는 증권사 창구의 영업직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증권사의 직원 A씨는 "회사 측에서 캠페인을 열고 해외여행 등 포상을 언급하며 랩 상품의 적극적인 판매를 유도하고 있다"면서 "랩을 회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여기고 있는 듯 하지만 시장 하락 시 큰 폭의 원금 손실이 있다는 투자 위험성은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아 고객에게 권하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과거 2007년 펀드붐 당시에도 이 처럼 시장에 휩쓸려 판매에 열을 올리다가 고객을 잃었던 적이 있는 만큼 적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일주일마다 판매 직원들을 모아 랩 관련 회의를 하고 성과보고를 하고 있다"면서 "성과가 좋지 못해 지적도 받았지만 고객에게 신뢰를 잃지 않겠다는 판단에서 전문투자가나 투자성향이 두드러지게 적극적인 고객이 아니면 해당 상품을 권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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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같은 랩의 시장 과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이상과열 투자쏠림이나 불건전영업 행위 등이 포착될 경우 기획검사를 실시하고 상품유형별 판매영업과 운용현황에 대한 모니터링 실시 등 상시감시도 강화한다는 방침을 내 놓은 바 있다. 그러나 관련 공시 강화 등 투자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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