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중남미 자원부국 아르헨티나도 한국형 원전을 희망하고 있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에 사상 처음 원전을 수출, 트랙레코드(해외사업에서의 실적)를 갖춘 이후 각국에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18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최근 주아르헨 한국대사관에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후보 노형의 하나로 한국형 원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에 따라 구체적 내용을 확인 중이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2개의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 중이고, 추가로 1개의 원전을 건설 중이다. 이들은 모두 캐나다의 중수로형 원전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르헨티나가 구체적으로 어떤 원자로형을 생각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현재로서는 서로 간에 의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실제로 UAE 수출 이후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많은 나라에서 한국형 원전수출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정부간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한 원전수출대상국은 터키 이며 정부간 논의를 시작한 곳은 멕시코 뿐이다. 한-터키는 내달말까지 터키 시놉원전과 관련된 연구를 거친 뒤 내년말까지 상업계약을 위한 세부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터키 시놉원전 2기 사업비는 100억달러에서 200억달러 안팎이다. 터키는 아쿠유지역과 시놉지역에 각 각 4기와 2기의 원전을 지을 계획이지만 터키 정부와 발주처인 국영발전사 EUAS의 재정이 충분치 않아 국제경쟁입찰이 아닌 정부간 협약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멕시코와는 이달 초 이명박 대통령의 멕시코 순방중 개최된 '한-멕시코 그린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최경환 지경부 장관이 마르띠네스 멕시코 에너지부장관과 가진 회담에서 원전 협력을 논의했다. 최 장관은 우리기업의 에너지 플랜트 분야 진출과 원자력 분야에 있어서도 멕시코 정부의 협력을 당부했다. 멕시코는 현재 2기의 원전(총 1365㎿)을 운영 중이며, 2021∼24년경 추가 원전도입을 검토 중이다. 멕시코 에너지부 장관은 내달 4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방문해 원자력 인력교류 문제를 포함한 양국간 에너지 현안을 논의한다. 이번 방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이달초 멕시코를 방문한 데 다른 후속조치 성격이다. 지경부는 이번 방문에서 원자력 인력교류 양해각서를 체결할 수 있도록 실무 작업을 진행중이다.
필리핀의 경우 국내 정부, 사업자와 관계없이 정부측에서 한국형 원전도입 희망의사를 밝힌 바 있다.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13일 외신들과의 기자회견에서 자국의 전력난 해소를 위해 한국형 원전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이 발언이 새로운 원전을 건설해 발주하겠다는 것인지, 기존 한국전력이 내놓은 공개매각 물건을 구입하겠다는 것인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지난 3월 아키노 대통령의 사촌인 마크 코주앙코 전 하원의원은 당시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한해 최경환 지경부 장관에게 대통령 친서를 전달한 바 있다. 이 친서에는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가 공개 매각하려는 기자재를 매입, 필리핀에 1000㎿급 한국형 원전(OPR-1000) 2기를 건설할 의향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필리핀측은 사우디아라비아 자금을 이용해 현재 공개매각이 진행 중인 KEDO설비를 매입해 자국에 원전을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한국형 원전에 러브콜이 쏟아지는 이유는 국제 사회에서 원전수출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프랑스를 제외하고는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해 운영한 경험을 보유한 국가로서 사실상 한국이 유일한 만큼 본격적인 원전수출국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경제성,사업성이 중요한만큼 논의는 하되 실리는 챙긴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제대로 원전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나라가 국제적으로도 많지 않다"며 "처음 수출이 어려운 것이지 이제는 우리가 조건을 따질 수 있는 입장이 된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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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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