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전 헐리웃 영화를 좋아합니다." 그는 기자를 보자마자 대뜸 이같이 말했다. 잠시 어리둥절해 하는데 그가 말을 이었다. "관객을 우선시한다는 입장이 명확하거든요."


3D애니메이션 전문업체 삼지애니메이션(이하 삼지)의 김수훈 대표는 명확한 경영관을 가진 인물이다. 13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만난 그는 "관객과 소통하지 않는 콘텐츠는 의미가 없다"고 단언했다.

삼지는 애니메이션 TV시리즈 '브루미즈'를 이달부터 EBS를 통해 방영할 계획이다. 브루미즈는 삼지의 5번째 작품이다. 5번째 작품을 낸 회사치고는 이름이 낯설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미국 타임워너ㆍ카툰네트워크 등으로부터 공동제작 요청을 받을 정도로 해외에서 더 유명한 기업이다. 유명세의 힘은 삼지가 지닌 3D애니메이션 제작 능력이다. 삼지는 다른 어떤 제작사가 만든 3D애니메이션보다 자연스러운 동영상과 디자인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국내서는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곳이 3D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느냐"며 무시를 당하곤 했다. 실력만큼은 자신 있던 김 대표는 아예 처음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잡았다.

"국내를 타깃으로 하느냐, 해외를 타깃으로 하느냐에 따라 애니메이션은 많이 달라집니다. 캐릭터, 스토리는 물론 색감까지 차이를 둬야 하지요."


어느 나라 관객이라도 부담 없이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는 소재여야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첫 작품 '오드 패밀리'다. 김 대표는 오드 패밀리를 들고 프랑스로 날아갔다.


"프랑스는 콘텐츠와 아티스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입니다. 정부 보조도 그만큼 많고요. 프랑스라면 오드 패밀리를 알아봐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프랑스는 그의 기대에 부응했다. 2003년 현지 제작사와 공동제작 계약이 체결됐고 프랑스 지상파 TF1을 통해 방영이 시작됐다. 수 백 개의 경쟁 작품을 뚫고 얻은 성과였다. 방영 결과는 대성공. 이후 내놓은 '마이 자이언트 프렌드', '티니 파이브' 등이 잇따라 인기를 끌며 삼지는 수년전 설움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자신을 가리켜 '관객 우선주의자'라고 표현한다.


"콘텐츠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객이 흥미를 갖지 않는 작품은 의미가 없죠. 그래서 저는 픽사를 좋아합니다." 미국 픽사는 '니모를 찾아서', '토이스토리' 등의 제작사다. 랠프 이글스턴 픽사 예술감독이 "픽사의 성공비결은 관객 우선주의"라고 말했을 정도로 작품 제작 시 관객을 우선 고려하는 걸로 유명하다.


'브루미즈' 역시 그런 입장이 철저히 반영됐다. 등장 캐릭터의 종류를 정하기 위해 대상층인 3~7세 아동의 성향 파악부터 시작했다. 스토리 개발에 걸린 기간만 2년이다. 에피소드 1개를 10번이나 고쳐 쓴 적도 있다. 그렇게 지난 5년간 브루미즈가 만들어졌다.

AD

브루미즈는 오는 23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 캐릭터ㆍ라이선싱 페어 2010'에 전시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올해는 브루미즈 알리기에 주력할 생각"이라며 "15개 회사 60개 제품과 라이선스 계약이 체결된 만큼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이승종 기자 hanarum@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