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지난해 일본 연기금이 9년만에 처음으로 일본 국채를 순매도했다. 투자 수익률은 저조한 데 반해 연금 지급액이 늘어나면서 기금이 급속하게 줄어든 탓이다. 국채 보유량이 10%를 웃도는 '큰손' 연기금이 매도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수익률 상승 압력이 고조되면서 부채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은행(BOJ)을 인용, 2009년 회계연도(09.4.~10.3.)에 연기금 펀드가 일본 국채를 4432억엔 순매도 했다고 전했다. 연금 수령 인구 증가와 운용 수익률 부진이 맞물리면서 자산이 감소,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를 팔아치웠다는 설명이다.

일본 연기금의 자산 규모는 지난 2006년 회계연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08년 124조엔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고점 150조엔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 일본 보건복지성은 일본 연기금의 자산이 오는 2013년까지 계속해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연기금 자산이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연금 수령자는 늘고 있는 반면 연기금 투자 수익은 감소하고 있기 때문. 일본 연기금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로 9조6670억엔의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일본 보건복지성은 연금 납부액이 대폭 늘어나는 2014년부터 자산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연금 개혁안 시행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연기금의 국채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연기금은 전체 일본 국채 중 11.6%(79조5000억엔)를 보유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올해 회계연도에도 일본 연기금들이 전년보다 더 큰 규모로 국채를 순매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본이 대규모 재정적자와 부채 문제로 '넥스트 그리스'라는 오명을 얻은 가운데 연기금 매도가 지속될 경우 수익률 상승이 불가피하다. 니코코디얼증권 수에자와 히데노리 수석 전략가는 “연기금이 국채 보유량을 줄인다면 국채 수익률은 큰 상승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가계 저축률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저축액을 통한 국채 매입 역시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밖에도 일본 국채 시장의 또다른 한 축인 일본 금융회사들 역시 최근 국채를 순매도하고 있다. 일본증권딜러협회(JSDA)에 따르면 일본 증권사는 5월에만 300조엔 규모로 국채를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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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그동안 국채의 95%이상을 국내 시장에서 소화하고 있다며 그리스와 달리 국가 디폴트 위험이 현저히 낮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연기금을 비롯한 국내 구매자들의 국채 매도 움직임은 일본이 자금 조달을 해외 시장에 크게 의존해야 할 시점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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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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