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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서울광장 거리 응원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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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소정 기자, 성정은 기자] "DMB는 집에서도 볼 수 있어요!"

23일 새벽 나이지리아전 경기시작과 함께 서울 중구 태평로에 있는 파이낸스센터 주변 전광판 하나가 깜깜해졌다. 전광판 앞에 모여 앉은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DMB로 경기를 보기 시작했다. 그대로 5분 남짓이 지나자 전광판 화면을 복구해달라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그 가운데 빨간색 레슬링복을 입은 남자가 일어서 외쳤다. 레슬링남의 외침 후 사람들이 하나 둘 일어서기 시작하더니 근처 다른 전광판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시청 앞 서울광장, 한 눈에 보기에도 파이낸스센터 주변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있었다. 빨갛게 빛나는 뿔들이 빼곡히 들어찬 서울광장에는 곳곳에 외국인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마치 병맥주를 마시듯 소주병을 손에 든 외국인들은 바로 앞에 앉은 사람들과 건배를 하며 '대~한민국'을 외쳤다.

소주병과 맥주캔이 부딪히는 소리 옆으로 부부젤라 소리가 들려왔다. '빠~바바빵' 하는 소리에 맞춰 '대~한민국'을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사람들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상대편 골문 가까이로 볼을 몰고 갈 때면 '골!'을 반복해 외치며 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반 12분, 나이지리아 선수가 선제골을 넣자 점점 높아가던 응원 소리가 사라지고 서울광장은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부부젤라 소리도, 소주병과 맥주캔이 부딪히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전광판에서 나이지리아의 골 장면이 다시 한 번 나오자 안타까움 섞인 목소리들만이 간간이 들려올 뿐이었다.
안타까운 표정을 한 사람들을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하게 만든 건 전반 38분 터진 이정수 선수의 골이었다. 이 선수의 발을 맞고 볼이 골대로 들어가는 순간 광장에 앉은 사람들 전체가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양팔을 머리 위로 뻗으며 소리를 지르는 사람,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 함께 부둥켜안을 사람을 찾으려 두리번거리는 사람 등 득점의 기쁨을 누리는 방식은 제각각이었지만, 모두가 기쁜 마음인 것은 분명했다.

후반 4분, 박주영의 역전골로 한껏 더 들뜬 서울광장의 분위기는 20여분 뒤 터진 나이지리아의 동점골로 조금 가라앉는 듯하다가 경기종료 시간이 가까워오면서 다시 달아올랐다. 우리의 골문을 위협하는 나이지리아 선수들의 슈팅이 몇 차례 지나가고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사람들은 골이 들어갔을 때보다 더 큰 소리로 환호했다. 전광판에 '16강 진출 확정'이라는 자막이 뜨자 환호 소리는 더 커졌다. 16강 진출의 기쁨.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사람들은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손뼉을 마주치며 '대~한민국'을 외치는 등 기쁜 마음을 쉽게 가라앉히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23일 오전 6시께, 날은 완전히 밝고 사람들은 모두 광장을 떠났지만 아직까지 지난밤의 환호소리가 서울광장과 서울 파이낸스 센터 주변에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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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정 기자 moonsj@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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