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지난 2008년 12월부터 제로 금리와 함께 공격적인 양적완화에 나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다음 행보는 긴축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기를 놓고 의견이 엇갈릴 뿐 추가 완화보다 긴축 카드를 꺼내 들 차례라는 것이 연준 안팎의 시각이다.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당혹스러운 것은 이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경기 침체나 디플레이션이라는 변수가 연준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등장한 것. 내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 잠재적인 침체 리스크에 대한 물밑 논의가 한창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 '그린 슛' 시들 때 연준의 카드는 =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점진적인 경기 회복을 자신하며 더블딥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경기 회복의 어린 싹(그린 슛)이 시들 경우 연준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뭘까.


일부 전문가는 유럽 재정위기 등의 부정적 요소들로 인해 미국 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잃을 수 있으며, 이미 연준의 목표치인 1.5~2% 아래로 떨어진 인플레이션이 추가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문제가 확산돼 금융시장에 더 심각하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면 미국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얘기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브라이언 색 시장그룹담당자는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과잉 유동성으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아질 위험뿐 아니라 경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떨어질 위험이 혼재돼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상승을 우려하는 매파들도 경기 성장세가 둔화될 위험을 인정했다. 매파론자 중 한명인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유럽 재정문제 상황은 심각하며 이 문제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회복세는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며 유럽 문제에 따른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9월까지 상품 및 서비스 생산이 위기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았다. 다만 높은 실업률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의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총재는 “실업률이 올해 안으로 9% 밑으로 떨어지거나 내년 말까지 8% 이하를 기록한다면 매우 놀라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경제성장세가 둔화되거나 물가상승률이 더 낮아져 디플레 위험이 증가한다면 연준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자산 매입이다. 금융위기 동안 연준은 1조25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담보부증권을 매입한 바 있다.


다만 연준이 다시 자산매입에 나선다 해도 장기 금리가 이미 낮아졌기 때문에 2008~2009년 당시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현재 30년물 고정 모기지 금리는 약 4.7% 정도로 4월 초의 5.2%에서 0.5%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또 다른 방법은 중간 형태의 대책을 선택하는 것이다. 현재 연준은 모기지담보부증권의 상환액을 재투자하지 않고 있다. 만약 연준이 이 자금을 금융시장에 재투자할 경우 시장 유동성을 유지하고 금리를 낮게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금리인상 2012년까지 없어 = 오는 22~23일 열리는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 0~0.25%로 동결하고, 초저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달 동안 연준은 일부 유동성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금융위기에 사들인 모기지담보부증권 매각을 논의하는 등 긴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시기가 내년 초가 될 것이란 시장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추가 하락하고 높은 실업률이 지속될 경우 연준은 2012년 초까지 경기과열을 막거나 인플레이션을 조절하기 위해 단기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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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1%포인트 하락할 때 기준금리를 1.3%포인트 낮춰야 한다. 또 실업률이 1%포인트 오를 때 기준금리를 2%포인트 가량 인하해야 한다. 현재 기준금리가 0~0.25% 수준인 것을 생각할 때, 이 법칙을 적용하면 오늘날의 상황에서 기준금리는 -2.9%가 되며 2012년상반기까지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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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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