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우리나라가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6개월 만인 15일, 터키에 두번째로 원전을 수출하는데 사실상 성공했다. 원전강국으로의 위상이 높아진만큼 선진국의 견제가 심해지고 재원및 인력조달 등의 해결과제도 적지 않다.


한-터키 양국이 이날 정부간 협약을 체결하면서 터키 원전 수주는 9부 능선을 넘어섰다. 수주한 터키 시놉원전 2기 사업비는 대략 100억달러. 한전과 터키 EUAS는 8월까지 공동연구를 거친 뒤 내년 말까지 상업계약을 위한 세부협상을 벌인다. 내년말 터키와 상업적계약을 최종 마무리하면 우리나라는 UAE 원전 4기와 터키 원전 2기 등 해외에서 원전 6기를 수주하는 원전강국의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예상 수주금액은 총 500억달러(UAE 400억달러, 터키 1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터키와의 협상이 잘 끝난다면 한국은 두 번째로 원전수출에 성공하면서 세계 원전시장에서 초년병이 아닌 기간병으로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3, 4번째 수출에서도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터키는 아쿠유지역과 시놉지역에 각 각 4기와 2기의 원전을 지을 계획이지만 터키 정부와 발주처인 국영발전사 EUAS의 재정이 충분치 않아 국제경쟁입찰이 아닌 정부간 협약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수의계약자를 미리 선정해 자금조달, 부지제공, 설계, 공사비, 전력판매가격 등 모든 것을 협의해 결정하는 방식이다.반면,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UAE는 국제입찰을 실시하고 원전 4기의 총 사업비 400억달러 모두를 자국에서 부담키로 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터키-러시아간 정부간 협정과 비슷한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아쿠유 원전건설과 관련, 러시아는 국영 원자력회사인 로스아톰(Rosatom) 산하 원자력수출공사(Atomstroiexport)와 터키 파크테크닉 등 양국기업이 공동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하도록 했다. 시놉원전도 한전과 터키 EUAS가 공동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되 터키가 주사업자, 한전컨소시엄이 부사업자가 될 전망이다. 이 경우 원전 건설금액 배분과 전력판매가격 등의 협의가 필요하다.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금융조달은 의견 접근이 좀 됐고, (원전건설및 운영과정에서) 사고 시 부담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터키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부지 제공이 돼야 기본조사를 통해 설계, 공사비 등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원전강국 위상이 높아진만큼 부담도 커졌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원전선진국들의 견제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요르단 원전수주에도 적지 않은 공을 들였으나 UAE에서 완패한 프랑스가 국제금융시장에서 건설자금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요르단에 선심공세를 펼쳐 원전을 수주했다. 원자력 공기업의 임원은 "프랑스 등 선진국이 작심하고 달려들면 쉽지 않다"면서 "원전은 가격,기술만이 아니라 한 국가의 정치,국방,외교, 문화 등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가 결집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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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재원조달과 인력확보. 지경부 관계자는 "원전 수주가능성이 높은 국가는 대부분 재정이 취약한 개발도상국으로 원전건설자금을 발주처가 아닌 사업자가 제공하고 전력판매로 사업비를 회수한다. 원전사업자와 건설등 컨소시엄의 자금조달능력이 중요하지만 현재로서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이를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공기업 한 관계자는 "원전 1기당 평균 200명 정도의 신규인력이 필요한데 이들 교육에 1년 이상이 걸린다"면서 "UAE와 터키 원전 6기, 국내건설예정인 원전이 8기로 원전 추가수주를 대비하려면 인력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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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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