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단가 인상폭 낮아..최소 25%는 되어야
하지만 "사업이 잘 되는 것 같다"는 기자의 첫 질문에 박모 사장은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올 3월에만 원재료인 파지 값이 29% 올랐는데 상자 값 인상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3월 이전에 체결한 계약물량이 남아 있어 울며 겨자먹기로 생산하는 중"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계약한 물량이 큰 부담이라고 했다. '출혈생산'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를 비롯한 다른 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대부분 업체들이 7~15% 수준에서 합의했습니다. 협상이 이뤄진 곳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데, 협상조차 못한 곳도 많습니다."
박 사장은 올 3,4월까지만 해도 납득할 만한 수준의 납품단가 협상이 이뤄지리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파지가 kg당 140원대에서 190원 수준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당연히 골판지 상자 납품단가도 협상을 통해 인상될 것으로 봤었죠. 최소 25~30%는 생각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월을 기점으로 공장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구매업체가 상자 재고물량을 줄이기 위해 주문을 예년보다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예전에는 보통 밤 10시까지 잔업을 했지만 3월 이후에는 오후 7시면 가동이 멈춘다"며 "주변에서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벌써 포기하는 곳들이 나오고 있다. 6월이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기도 반월공단에 위치한 B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요즘 오후 6시~7시까지만 공장을 돌린다. 예전 같으면 밤 9시까지는 공장 가동을 했을 시기라고 한다. 이 회사 오모 사장은 "골판지 업계는 지금이 성수기인데도 지난해 이맘때를 100으로 치면 지금은 85 수준에 불과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단가 인상이 이뤄진 것은 다행이나 솔직히 만족스럽진 않다"며 "25%는 올라야 하는데 대부분 20% 미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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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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