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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나들이③]조상들의 부적·민화 1800점..각박한 일상잊고 정취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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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마을 가회박물관 편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요새 민화 붐이 불고 있어요. 인사동에는 민화그리는 곳이 많아요.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북촌 한옥마을 가회동에 있는 우리 박물관에 들러 옛 부적과 민화를 보면서 여유와 정취를 만끽하세요"

서울 가회동 민화 박물관인 '가회박물관'(관장 윤열수)의 주영희 학예사의 얘기다. 가회박물관은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출구로 나와 전통병과교육원쪽으로 500여미터쯤 가면 볼 수 있다. 걸어가도 되고 마을 버스를 타고 가도 된다. 이 박물관은 인간의 삶과 염원이 담긴 민화 250여점과 부적 750점,무신도와 귀신얼굴 기와와 그 탁본 등 민속자료 250여점 등 1800여점의 유물을 전시하거나 수장하고 있는 전통 박물관이다. 민화 중심 유물이 전시되고 있는 박물관은 강원도 영월에 있는 조선민화박물관과 가회박물관 등 딱 두곳밖에 없다고 했다.
주 학예사는 "좋은 기운을 불러일으키고 액은 막아주는 민화는 그림 하나하나가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서 "집안 장식품으로 쓰인 민화는 그린 사람이나 주문자의 소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민화에 등장하는 석류나 포도는 자손 번창을, 갑자기 뛰어오르는 잉어는 출세나 성공을 뜻한다고 한다. 암수 두마리가 꼭 나오는 새와 동물, 곤충은 혼례나 환갑을 축하하기 위해 그려졌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모란꽃은 자태의 화려함으로 부귀와 행복을 의미하며, 문방사우와 책을 그린 책가도는 선비가 학문에 정진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기원하는 뜻"이라면서 "문자도는 '효(孝)'나 '충(忠)' 등 글자의 뜻과 관련이 있는 고사나 설화 등의 내용을 자획에 그려넣어 서체를 구성한 그림"이라고 소개했다.
한국 고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한옥 1층에 자리잡은 'ㄱ'자 형의 전시실에는 민화외에도 부적들이 많이 전시돼 있었다. 삼매부적을 한 데 모은 것도 있었다. 삼매부적이란 머리 셋 달린 매를 기린 그림으로 화재, 수재, 풍재를 막아준다고 한다. '삼재가 낀 사람'에게 무당이나 스님이 그려 줬던 것이다.

이날 박물관 마당에서는 윤순남 학예사가 무신도를 복원하고 있었다. 무신도란 무당들이 받들고 모시는 신들을 그린 그림으로 굿과 무경,전설과 설화 등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없이는 복원을 엄두내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림 뒷면 낡고 훼손된 부분만 오래된 한지와 황토, 풀을 쒀서 보정하고 있었다.

전시된 유물들은 윤 관장이 대학시절부터 모아왔던 것들이다. 조선 시대 이후의 것들로 주로 1910년부터 1930년대까지의 것들이 대부분이다. 부적과 무신도, 민화들과 함께 도자기나 옛 서적 등 1800여점중 40여점만 전시돼 있다. 일부는 해외에서 전시중이고 나머지는 박물관 옆 수장고 에 보관돼 있다.

해외 순회전시는 해마다 한 두 차례씩 열리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중국 베이징, 소주, 무강 등 3곳에서 전시회가 열렸다. 지난해에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전시회를 열었고,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28일까지 프랑스 주프랑스한국문화원에서 무신도 20여점이 전시됐다. 최근인 4월 1일부터 5월 23일까지는 일본 오사카 니시노미아미술관에서 민화 50~60여점이 일본 관람객을 찾았다.

박물관측은 하반기에는 국내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민화그림그리기를 열 계획이다.

주 학예사는 "흔히 민화라고 하면 이름 없는 사람이 그린 그림으로 알고 있는데, 학계는 꼭 그렇지만 않다는 점을 학술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윤관장은 박사학위 논문으로 민화의 하나인 '문자도 작가 계보 연구'를 발표했고 연구 성과를 '민화 시리즈'라는 책으로 엮어내거나 '민속강좌'를 통해 설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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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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