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주식시장이 대내외 악재로 크게 주저 앉았다. 하루만에 시가총액 29조원이 증발했다.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저점까지 떨어지고 코스닥 지수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추락했다. 다행히 26일 장 초반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나란히 반등하며 '검은 화요일'의 공포가 다소 사그러드는 모습이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박병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악의 경우 코스피 지수가 1500 근처까지 내려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은데 대내외적 악재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나 유로존의 재정위기는 새로운 이슈가 아니지만 우려가 증폭되며 폭락으로 이어졌다는 것.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예상보다 큰 악재로 작용하면서 당초 전망보다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며 "당분간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이 우려되는 만큼 주식시장의 저점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가 빠른 시일 안에 해소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고 해도 세계 경기가 둔화되는 영역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이 기술적 반등영역을 벗어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반기 주식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던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랴부랴 관점을 수정했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초 상반기에 지수상승세가 강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5월 중순을 기점으로 이같은 전망을 접었다"며 "경제지표나 밸류에이션 보다 더 중요한 것을 미국 금융 정책의 추진방향과 강도로 봤고 이 부분에서 수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입장 변화의 이유를 밝혔다. 미국의 금융개혁이 금융회사들의 구조조정, 사업부문 분할, 파생상품 영업금지 등을 야기 할 수 있고 이는 금융주의 주가하락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설명이다.


심 팀장은 "한국의 주가수익배율(PER)이 8배 수준으로 내려왔고 중국 증시가 반등하고 있으나 미국 증시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를 받아줄 매수주체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주도주와 삼성생명의 주가 하락세가 해소될 때까지 관망하면서 미국 금융개혁안의 추진 강도와 금 융주의 움직임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전일의 주가하락은 과도하며 추가하락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IT나 자동차 같은 기존 주도주에 대한 관심 또한 여전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시장에서 감정적 요인이 지나치게 부각되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이벤트성 쇼크로 주가가 바닥없이 추락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기회에 악성 잠재매물을 털어내고 시장이 정상적 상황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 팀장은 삼성전기ㆍLG화학ㆍ현대모비스 ㆍ제일모직ㆍ대한항공과 같은 IT, 자동차, 화학 등 경기민감주가 방어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피하지 말고 주도주로 대응하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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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충분한 조정이 이뤄졌고 추가적인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1600선 회복에 추격 매도 보다는 저가 매수 전략이 적절하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말고 '밸류에이션'을 보고 접근하라는 얘기다. 오는 7월까지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본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IT와 자동차 같은 수출주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각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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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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