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총연맹 등 보수단체 4대강 지지 vs 천주교연대 등 중단 촉구


[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 27일 오후 1시. 주말을 맞아 여유롭던 경기도 양평군 양수역 근처가 4대강 사업으로 부산해졌다.

삼삼오오 모여 배낭을 짊어지거나 짐을 싸들고 어딘가로 향하는 젊은층부터 연세 지긋한 이들까지 뒤섞여 한적했던 시골풍경이 혼잡하기까지 한 모습을 보였다. 젊은층들은 MT를 가는 대학생들의 행렬임이 뚜렷했다.


한쪽에는 수원과 일산 등 각지에서 모여든 각종 단체 회원들과 천주교 사제들까지 합세하며 양수역 일대의 분위기가 고조됐다.

양수역 인근에 모인 유니폼을 갖춰 입은 봉사단체 회원들은 양수역 앞 4대강 반대 규탄집회에 참석하는 참이었다. 이에 비해 수녀님 등 천주교 사제들은 4대강 중단을 촉구하는 현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국가 미래 위해선 4대강 사업 필수"= "남양주에서 오는 길"이라고 말한 50대 중후반의 아주머니는 하늘로 손짓을 하면서 일행과 함께 "우리 이거 하러 왔다"고 말했다. "봉고차를 타고 4대강 찬성한다는 집회에 왔다"고 다시 얘기를 꺼낸 그 아주머니는 부리나케 양수역 걸음을 재촉했다.


정오를 넘기며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 양수역 앞 광장은 오후1시30분이 돼가며 이내 500여명으로 불어났다. 전국환경단체협의회와 한국자유총연맹, 녹색자전거봉사단 등의 단체 소속인 이들은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치적 반대를 규탄하고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낭독한 후 두물머리까지 자전거 퍼레이드를 펼치며 쓰레기줍기 행사 등을 펼쳤다.


이 자리를 찾은 국토해양부 이명노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은 "4대강 사업은 홍수예방과 수자원 확보, 여가공간 확충 등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반대하는 국민들의 염려처럼 4대강의 환경을 해치지 않도록 사업시행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생명질서 거스르는 4대강 당장 멈춰야"= 4대강 사업이 국가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곳에서 600여m 떨어진 문화체육공원에서는 정 반대의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여기에는 각지에서 모인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등 약 1500여명이 모여들어 유기농 텃밭을 지키자고 소리높였다.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와 유시민·김진표의원, 김상곤 경기교육감, 수경스님 등도 눈에 띄었다.


수원에서 오는 길이라는 한 수녀님은 얼굴빛을 붉히며 "4대강 사업 반대미사에 참석한다"고 말했다. '4대강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와 팔당공동대책위원회가 주최한 '4대강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팔당순례·문화재 및 생명평화 미사'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조해붕 신부는 "3월12일 천주교주교단에서 밝힌 입장처럼 대규모 공사를 국민적 합의없이 법과 절차를 우회하며 수많은 굴삭기를 동원해 한꺼번에 이렇게 급하게 밀어붙여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생명질서를 거스르는 반생명적 정책과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농토를 자전거도로로 만들지 말라", "유기농지를 보전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문화체육공원 앞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주민도 이에 가세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은 미래를 위해 중단돼야 한다"면서 "한강은 보전해야 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T촌이 4대강으로 들끓은 이유는= 대학생들이 MT장소로 주로 찾는 양수리 일대가 4대강 사업 찬반행사로 북적인 것은 수도권 4대강 사업이 진행되는 지역 중 이곳에서 가장 뜨겁게 논란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화체육공원 앞 플래카드가 4대강을 둘러싼 공방을 대신 말해주고 있다. "2000만 수도권 주민의 식수원 보존을 위한 한강살리기사업을 조속히 시행하라"는 플래카드가 "유기농민 죽이고 상수원 똥을 만드는 4대강 개발 반대"라는 플래카드와 뒤섞여있다.


양평은 경기도가 유치한 2011년 세계 유기농대회가 열리는 장소. 4대강 사업으로 생업을 잃을 처지가 된 유기농 경작민들에게는 의미가 적지 않은 셈이다. 그러다보니 여주 이포보 등지보다 반대 목소리가 더 크다. 여주 주민들은 집중호우로 범람위기를 맞은 경험으로 인해 준설과 보 설치 등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세력이 많다고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한강의 4대강사업에서 보상에 반대하는 가구수는 30여가구"라며 "양평쪽에서는 유기농 경작주민 중 12가구가 반대를 하고 있어 사업추진이 원활하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 강행을 주장하는 보수단체들과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천주교연대 등이 이곳을 주목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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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장소를 찾아 떠나는 대학생들이 정반대의 목소리를 담은 현장을 의아스런 눈길로 바라보며 제갈길을 찾아 떠나는 가운데 두 행사는 토요일 오후 내내 각자의 목소리를 높이며 열리고 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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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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